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범인도피교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피고인 윤석열을 무기징역에 처합니다."19일 오후 4시 2분,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417호 형사대법정에 주문이 울려퍼졌음에도, 그의 표정에는 미동조차 없었다.
이날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선고 기일을 열었다. 수인번호 '3617' 명찰을 단 채 짙은 남색 정장을 입고 법정에 들어선 윤 전 대통령은 재판부를 향해 꾸벅 인사를 올리고 피고인석에 착석했다.
변호인단과 잠시 웃으며 대화를 윤 전 대통령은 법정을 두리번 거린 뒤 정면을 응시하며 재판장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오후 3시 8분쯤 재판부가 "내란죄에 관해서도 공수처의 수사권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자, 윤 전 대통령은 여전히 굳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시선은 아래로 떨어져 있었다. 그의 자세는 변하지 않았지만, 얼굴에선 미소가 완전히 사라진 모습이었다.
오후 3시 43분쯤 재판부가 "윤석열과 김용현은 집합범으로서의 내란죄가 성립한다"며 "윤석열은 내란우두머리죄, 김용현은 내란중요임무종사죄가 성립한다"고 밝히자, 윤 전 대통령은 순간적으로 고개를 떨궜다. 잠시 아래를 응시하던 윤 전 대통령은 이내 고개를 들고 눈을 계속해 깜빡였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핵심은 군을 국회에 투입한 것"이라며
"군을 동원해 국회가 상당기간 기능을 할 수 없게 한 것은 폭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12·3 비상계엄은 내란죄에 해당하고, 윤 전 대통령은 범행을 직접 주도적으로 계획했고 많은 사람을 범행에 관여시켰다"며 "비상계엄으로 인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초래됐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오후 4시 1분쯤, 재판부는 주문을 낭독하기 위해 피고인들을 일으켜 세웠다. 가장 먼저 자리에서 일어난 윤 전 대통령은 주머니를 한 번 만지작 거린 후, 자세를 곧게 세웠다.
"피고인 윤석열을 무기징역에 처합니다." 주문이 낭독됐다. 그럼에도 윤 전 대통령의 표정에는 미동조차 없었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인 윤석열 무기징역"이라며 주문을 재차 낭독했으나 그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사진공동취재단오후 4시 3분쯤 선고가 끝나자, 윤 전 대통령은 퇴정하는 재판부와 검찰 측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변호인단과 잠시 대화를 할 때 흐릿한 미소를 머금기도 했다.
허탈한 듯 터덜터덜 법정을 떠나던 윤 전 대통령을 향해 방청석에 있던 지지자들은 "대통령님 힘내세요", "윤 어게인(YOON AGAIN)"을 큰 소리로 외쳤다.
윤 전 대통령이 떠난 후에도 지지자들의 소란은 계속됐다. 417호 대법정에서 나온 중년 여성 지지자 2명은 "지귀연 어딨어! 나와!", "엉터리 판사들 회개하라!", "나라가 공산화가 다 됐다. 자유민주주의를 어떻게 지켜왔는데 이게 뭐냐!"고 계속해서 소리를 질렀다.
방호원들의 제지에도 이들은 "윤석열의 계엄은 옳았다!", "끝까지 간다!"고 굴하지 않은 채 외쳤다.
이러한 지지자들의 성원에 힘이라도 입은 듯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날 선고 직후 법원을 향해 '한낱 쇼에 불과했다'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19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tv를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가 생중계 되고 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박종민 기자변호인단 측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우리 사법부 역시 선동된 여론과 정적을 숙청하려는 정치권력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사의 법정에서 언젠가 반드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결코 왜곡과 거짓에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무기징역이 선고됐지만, 후회도 반성도 결코 찾아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