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연합뉴스미국 관세 재인상 위기가 다소 잦아들었지만 자동차 업계는 상수가 된 관세 리스크에 여전히 뒤숭숭한 분위기다. 가뜩이나 무관세 혜택을 누리다가 15% 관세를 적용받으면서 영업이익이 곤두박질 친 가운데 혹시라도 현대·기아차만 타사 대비 10% 인상된 관세를 적용받으면 사실상 미국 내 가격 경쟁력을 상실하게 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시장을 완벽히 대체할 만한 시장은 없는 만큼, 15% 관세율 만큼은 사수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현대차그룹이 시장을 다변화하고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더라도 '700만대'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 들고 있다.
현대차그룹 4대 중 1대 美에 파는데…
16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미국 자동차 관세가 15%에서 25%로 복귀할 경우 현대차그룹의 연간 관세 비용은 최대 11조원 가까이 폭증할 수 있다.
하나증권은 관세율이 10%포인트 인상해 25%를 적용받을 경우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을 4조 3천억 원으로 추산했다. 이로 인해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영업이익은 약 18% 감소할 것으로도 분석된다.
하나증권은 "관세율이 25%가 되면 대당 관세가 6천달러(약 855만 원)로 상승한다"며 "완성차 관세 9조 4천억 원과 부품 수입액을 더하면 면세 혜택을 차감하더라도 총비용은 기존(15% 적용 시)보다 4조 3천억 원가량 급증해 10조 8천억원이 된다"고 분석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현대차·기아 합산 매출 300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관세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20% 가까이 감소했다. 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해 출혈을 감내하고 가격을 유지한 탓이다. '나홀로 25%' 관세를 적용받는다면 더는 버틸 수 없게 된 상황인 것이다. (관련 기사: 현대차·기아, 작년 매출 300조 돌파…'관세폭탄' 아틀라스로 뚫는다)
현대차그룹의 대미 수출 비중은 25.2%(727만대 중 183만대)로, 미국 시장의 중요성은 여느 시장보다 크다. 현대차그룹 전체 실적이 흔들릴 수 있는 규모다.
자동차연구원 이항구 위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작년에 (관세 비용 때문에) 7조원씩 순이익이 줄지 않았느냐. 올해에도 줄어들 텐데 이걸 견뎌낼 수 있는 업체들이 드물다"며 "미국 시장이 흔들리면 자동차 산업 전체가 흔들리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기차는 이미 中에 추월…현지 생산 늘릴 수밖에 없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입지는 이미 절벽 끝에 서 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막대한 보조금을 등에 업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파고들면서 현대차는 안방인 내수 시장과 미국 외엔 기댈 곳이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업체 BYD에 추월당해 세계 3위에서 4위로 하락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비(非)중국 글로벌 전기차 시장(약 766만 대)에서 BYD는 전년 대비 141.8% 폭증한 62만 7천대를 판매하며 현대차(60만 9천대)를 제치고 세계 3위에 올라섰다.
서강대 김주영 경영학과 교수는 "전기차 뿐만 아니라 관련 부품도 중국에 좀 밀린 상태고 자율주행 기술도 딸려서 전체적인 영향력은 줄었다"면서도 "(제3국으로 다변화 하더라도) 미국 시장에서 버는 만큼 인도나 동남아시아에서 수익을 만회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가뜩이나 좁아진 자동차 시장에서 관세 부담을 안고 일본·유럽차와 경쟁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관세 15%'를 확정 짓지 못하면 궁극적으로는 현지 생산을 늘릴 수밖에 없다는 발언도 공공연하게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독일도 중국 공세로 600만 대에서 400만 대 선이 무너졌듯, 현대차도 잘못하면 '700만대'를 사수하지 못할 수 있다"며 "그러면 현지 생산을 더욱 늘릴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KAIA)는 정부와 국회에 대미 투자 특별법을 조속히 의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회에 계류 중인 '3500억 달러 규모 대미투자 특별법'을 이달 중 통과시켜 불확실성을 최소화해 달라는 것이다.
다만 국회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특위)'는 지난 12일 첫 회의를 열었지만 곧바로 파행되면서 이달 중 법안 처리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