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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 된 '檢 항소 자제', 李 아니어도 덕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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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이어 위례·文정부 인사개입 사건도 항소포기
무죄 사건엔 검사 항소권 숙고 타당 논리도
항소 제기·포기 기준 정립, 투명화 요구 커질 듯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류영주 기자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류영주 기자
1심 무죄 판결에 대한 항소 자제가 검찰의 '뉴노멀'로 자리 잡을까.
   
검찰이 지난해 11월 대장동 사건에 이어 그와 '닮은꼴 사건'으로 불린 위례 사건과 문재인 정부 인사개입 사건에서도 모두 항소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대장동 사건은 1심 일부 무죄, 위례와 인사개입 사건 1심에서는 전부 무죄가 선고됐다.
   
마찬가지로 최근 1심 전부 무죄가 선고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서도 검찰은 사실상 항소권을 포기했다. 애초 기소한 직권남용 등 핵심 혐의를 제외하고 유족의 명예훼손과 관련한 부분만 항소하는 데 그쳤다. '사실상 무죄'라는 평가를 받는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의 1심 벌금형 선고에 대해서도 항소하지 않았다.
   
검찰은 최근 사건들의 항소를 포기하면서 '법리 검토 결과'나 '증거관계', '항소 인용 가능성', '항소의 실익'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국회 사건에선 '장기화한 분쟁을 최소화할 필요'를 거론하기도 했다.
   
최근 몇 년 사이 검찰은 1심과 2심에서 내리 무죄가 선고된 사건에 대해 그나마 상고 여부를 신중히 하겠다는 모습을 보였다. 2018년 대검찰청은 1·2심 모두 무죄가 선고된 사건에 대한 상고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외부 자문위원들로 구성된 형사상고심의위원회를 구성했고, 일부 과거사 재심 사건에선 반성적 태도로 상소를 포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1심 무죄 사건에 대한 항소는 얘기가 달랐다. '검찰이 항소했다'는 표현 앞에는 으레 '즉각' '즉시'라는 표현이 붙을 정도로 여지없이 항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다만 항소 후 무죄 사유를 철저히 복기한 항소이유서를 제출하고 다시 한 번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느냐, 체면치레식 항소에 그치느냐는 사안에 따라 달랐다. 검찰의 항소가 법질서의 엄정한 국가 형벌권 행사나 통일적 법질서 유지 차원이 아니라 검사 개인 혹은 조직의 위신을 세우기 위한 것으로 비판 받게 된 이유다.
   
법무부는 검사의 '항소권' 자체를 다시 고민해 봐야 한다는 취지로 관련 규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피고인은 본인의 권리 구제를 위해 항소·상고권을 행사하는 데 비해, 검사는 국가 공권력 행사의 대리인일 뿐 직접 권리를 다투는 당사자는 아닌 만큼 같은 선상에서 항소·상고권을 인정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실제 대법원도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완전히 같은 위치에서 보진 않고 있다. 피고인이 항소이유에 "억울한 판결"이라고만 적은 사건(2022모265)과 검사가 항소이유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2003도2219) 또는 "양형부당"(2009도6710)만 적은 사건에서 대법원은 다른 결론을 내렸다.
   
절차적·내용적 결함 있는 항소이더라도 피고인의 항소에 대해선 재판부가 직권으로 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선고할 수 있다는 태도를 취한 반면, 법률 전문가인 검사의 그러한 항소에 대해선 흠결을 엄격히 따졌다.
   
항소권 금지 또는 제한은 국내에선 '뉴노멀'이지만 해외 법체계에선 원칙으로 통용되는 것이기도 하다. 영미법계에서 항소심은 원심 판결의 법령 적용상 위법 등을 심사하는 '사후심'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1심 무죄 판결에 대해 검사는 항소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형사 항소심에서도 일부 사실심리가 진행돼 사실상 1심의 '2라운드' 역할을 하는 '속심'의 요소도 갖고 있다. 검사 출신인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영미법계 국가에선 1심이 '마지막 사실심'이라는 무게감으로 충실한 심리를 하고, 그럼에도 무죄가 선고됐다면 검사는 받아들여야 하는 구조라면 국내 사법 현실은 좀 다르다. 1심 충실화가 선행돼야 검사 항소 제한도 더 설득력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피고인 인권과 관련한 새로운 장이 또다시 국가 최고 권력자 관련 사건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왜 하필 윤석열 전 대통령 사건에서 검찰이 피고인 인권을 고려해 즉시항고를 안했느냐는 비판을 했던 게 얼마 전"이라며 "같은 지점에서 왜 이재명 대통령 사건부터냐는 비판에서 자유롭긴 어렵다"고 했다.
   
자연스럽게 향후 1심 무죄 사건에서 검찰의 항소 포기 여부와 그 기준은 첨예한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검찰이 기소 당시의 입장을 180도 바꾸게 된 '법리 검토 결과'나 '증거관계'가 무엇이며, '항소 인용 가능성'이나 '실익'이 왜·얼마나 낮다고 판단한 것인지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요구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전날(5일)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거래 의혹'에 대해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이 사건과 연결선상에 있는 김건희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앞서 무죄가 선고됐지만 특검은 항소했다. 선고 직후 김씨의 변호인은 "이재명 대통령께서 법원에서 무죄 판결하면 검찰이 잘못 기소를 한 것이지 왜 항소해서 다투냐고 말씀을 하셨다. … 모든 국민에게 공정하게 적용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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