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SK텔레콤이 지난해 유심(USIM) 해킹 사태의 여파로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가입자 이탈과 보상 비용 부담이 겹치며 연간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40% 넘게 줄었다. 실적 악화로 SK텔레콤은 작년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현금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유심 해킹 여파에 실적 급감…전년 대비 영업이익 40% 넘게 ↓
SK텔레콤은 5일 연결기준 지난해 연간 매출 17조 992억 원, 영업이익 1조 732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4.7%, 41.4% 감소한 수치다. 순이익도 전년 대비 73.0% 줄어든 3751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191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3.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4조 3287억 원과 970억 원을 기록했다. 3분기에 사상 초유의 영업적자(522억 원)를 기록한 이후 한 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했지만, 전반적인 수익성 회복에는 한계가 있었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지난해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꼽힌다. 유심 해킹 사태로 약 65만 명의 가입자가 이탈한 데다, 5천억 원 규모의 보상안과 위약금 면제 조치 등 사고 대응 비용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SK텔레콤은 사고 이후 고객 회복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사이버 침해 사고 여파를 극복하고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며 "지난해 말 기준 5G 가입자는 1749만명으로, 3분기 대비 약 23만명 증가했고 초고속 인터넷 등 유선 가입자도 4분기 들어 사고 이전 수준의 순증가 흐름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AI 승부수 던졌지만…단기 수익성 회복은 '과제'
SKT 제공사업별로 보면 AI 사업에서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AI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은 5199억 원으로 전년 대비 34.9% 증가했다. 서울 가산과 경기 양주 데이터센터의 가동률 상승과 판교 데이터센터 인수 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SK텔레콤은 지난해 AI 사내독립기업(CIC) 체계를 구축해 AI 역량을 한 데 모은 데 이어, 올해는 경쟁력을 갖춘 분야를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실질적인 사업 성과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추진 중인 울산 AI 데이터센터는 지난해 9월 착공했으며, 올해는 서울 지역에 추가 데이터센터 착공도 앞두고 있다. 이와 함께 데이터센터 솔루션 사업과 해저케이블 사업을 확대해 AI 데이터센터 사업과의 시너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SK텔레콤은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2단계에 진출하며 소버린 AI 경쟁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단기간 내 사고 이전 수준의 수익성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성장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사고 이전 수준의 매출 회복을 기대하기에는 녹록지 않은 환경"이라며 "이동통신(MNO) 사업에서는 상품과 채널을 재정비하는 등 수익성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4분기 현금배당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SK텔레콤은 "2025년 실적과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 기말 현금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며 "향후 현금 흐름과 재무 여건 개선에 따라 주주환원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다. 올해는 예년 수준의 배당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SK텔레콤은 해킹 사고와 관련한 일회성 지출이 지난해 마무리된 만큼, 올해 상반기부터는 실적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는 상품과 마케팅, 네트워크, 유통 채널 등 통신 전 영역에 AI를 접목해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AI 기반 고객생애가치(CLV) 모델링을 고도화해 고객 맞춤형 상품과 멤버십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박종석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고객 신뢰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를 단단히 다지는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며 "올해는 통신과 AI 사업 전 영역에서 고객가치 혁신에 나서 재무실적 또한 예년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