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도입을 예고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해외 투자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또 해당 종목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한 만큼, 이른바 '워시 쇼크' 전후로 발생한 것과 같은 급등락 장세의 변동폭도 키울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전 리스크 관리 체계 구축이 관건으로 꼽힌다.
'반도체 투톱' ±2배 ETF 출시 유력…서학개미 복귀 '마중물'
연합뉴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국내 우량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을 위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규정 개정을 예고했다.
현재 국내 ETF 상품은 규정에 따라 10개의 기초종목을 포함하고 단일종목 비중이 30%로 제한된다.
하지만 해외 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이 가운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한 관심이 꾸준한 만큼, 금융당국이 국내 '우량주'를 대상으로 ±2배 레버리지 ETF 출시를 사실상 허용한 셈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은 이르면 올해 2분기 이후 거래가 가능할 전망이다. 아직 '우량주'의 기준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홍콩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가 상장된 만큼 '반도체 투톱' 상품이 가장 먼저 출시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미 개인 투자자들은 레버리지 ETF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코스콤이 집계한 올해 1월 개인이 국내에서 순매수한 ETF 순위를 보면,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가 2위로 모두 1조 4077억원 순매수했다. 또 6위에 KODEX 200선물인버스2×가 5522억원 순매수로 이름을 올렸다.
개인의 해외 투자도 비슷한 양상이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월 개인이 해외에서 순매수한 전체 종목에서 테슬라 2배 추종 ETF인 'TSLL'이 3억 4천만달러(약 4959억원)로 3위를 차지했다.
이어 팔란티어 2배 추종 ETF인 'PLTR'(1억 3300만달러·약 1939억원)이 11위,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3배 추종 ETF인 'SOXS'(1억달러·약 1457억원)이 16위로 뒤이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은 전 세계 약 480개가 상장돼 거래되고 있으며 운용자산(AUM) 기준 290억달러(약 42조원) 규모의 시장이다. 이 가운데 비중이 95%에 달하는 미국은 2022년 7월부터 상품을 출시했다.
따라서 국내 레버리지 ETF 상품 출시가 해외에 투자한 개인의 복귀를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IBK투자증권 김인식 연구원은 "개인의 레버리지 투자 선호도가 이미 해외 ETF 투자에서 확인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상장 상품은 해외 직접투자 수요의 일부를 흡수하는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워시 쇼크'에 등락폭 17% 넘어…변동성 추가 확대 불가피
코스피가 6% 넘게 급등하며 5200선을 회복한 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6.84% 오른 5288.08 마감, 종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박종민 기자다만 기초자산인 단일종목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
레버리지 ETF는 단일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추종하기 때문에 매일 기계적인 리밸런싱이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종목 상승 때 추가 매수하고, 하락 때 추가 매도하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이 커진다.
예를 들면, 지난 2일 코스피는 오후 들어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가운데 5.26% 급락한 4949.67로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는 6.29% 내린 15만 400원, SK하이닉스는 8.69% 떨어진 83만원에 마감했다.
반대로 3일에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며 코스피가 6.84% 급등한 5288.08로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무려 11.37% 오른 16만 7500원, SK하이닉스도 9.28% 상승한 90만 7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틀간 종가 기준 등락폭은 삼성전자가 17.66%, SK하이닉스가 17.97%에 달한다. 만약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레버리지 ETF가 있었다면, ±2배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장 마감 전 거래가 폭발하면서 등락폭이 더 확대했을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투톱의 시가총액이 코스피의 40%에 육박하는 만큼, 코스피 변동성도 더 확대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2일의 경우, 레버리지 ETF의 영향으로 낙폭이 더 커졌다면 전일 대비 8% 이상 하락할 때 발동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나타났을 가능성도 있다. 코스피 서킷브레이커는 지난 2024년 8월 5일 엔케리 트레이드 청산 여파로 발생한 바 있다.
또 현재 상장된 지수 추종 레버리지 ETF가 선물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도입되면 기초자산인 종목의 선물 거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즉 선물의 변동성도 커지는 동시에 헤지 및 차익거래를 위한 파생시장 전체의 유동성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려면, 금융시장 전반의 리스크 관리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키움증권 김진영 연구원은 "우량주의 정의, 파생·대차·시장조성 등 헤지 인프라의 수용 능력, 교육·공시 등 투자자 보호 장치, 리밸런싱을 위한 활동이 현물·주식선물 시장에 미치는 영향까지 포함한 리스크 관리 체계를 어떻게 조성하고 정착시켜 나갈지가 중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