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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행정권 남용' 양승태 2심서 유죄로 뒤집혀…징역 6개월·집유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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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개입' 직권 없어 처벌 못한다는 결론 바뀌어
위헌제청결정 취소 사건·통진당 소송 개입 인정
양 전 대법원장 측 "법리 반하는 판결" 상고 입장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사법농단 혐의' 2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은 후 법원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사법농단 혐의' 2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은 후 법원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무죄에서 유죄로 뒤집혔다. 1심 재판부는 '재판에 개입할 직권'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어 직권남용 혐의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지만, 2심은 혐의 성립이 가능하다고 봤다.
   
30일 서울고법 형사14-1부(박혜선·오영상·임종효 고법판사)는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대법관에게 1심 무죄를 깨고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해선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두 대법관은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장이었다.
   
재판부는 양 전 대법원장 당시 법원행정처에서 일부 재판에 개입했고, 이 과정에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의 공모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검찰이 적용한 47개 혐의 중 행정처가 서울남부지법에 한정위헌 취지의 위헌제청결정 취소를 요구한 사건과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지위확인 소송 1심 결과를 뒤집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사건이 유죄로 인정됐다.
   
앞서 1심은 사법행정권자는 '재판사무의 핵심영역'에 개입하거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직무감독 등의 권한이 없어 직권남용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이들을 전부 무죄로 판단했다. 2022년 대법원이 임성근 전 부장판사의 재판개입 사건에서 이같은 논리를 설시하며 원심의 무죄 판단을 확정한 것을 토대로 한 판결이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사법행정권자의 행위가 형식적·외형적으로는 법관 등을 상대로 사법행정사무 수행에 필요한 정보의 제공과 협조 등을 요청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 실질은 재판에 개입하거나 영향을 미치는 것인 경우 이는 정당한 권한 이외의 행위로서 직권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1심은 '재판사무의 핵심영역에 대한 관여'라는 위법·부당한 행위에서 출발해 사법행정권자에게 그러한 행위를 할 권한이 없으므로 직권의 존재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는데,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수긍하기 어렵다고 했다. 반대로 사법행정권자에게 본래 존재하는 직권에서 출발해 그 직권의 행사라는 외관이 있었는지와 행사의 결과가 위법·부당한지의 관점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판부는 "(1심 판단은) '위법·부당한 행위'로부터 '적법·정당한 권한'을 의미하는 일반적 직무권한을 확정하려는 문제가 있다"며 "권한 행사 측면의 요건을 직무권한의 존재 여부 문제로 탈바꿈시키는 것이어서 부적절하고 구성요건 체계의 혼동을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특히 "원심과 같은 구조로 접근하는 경우 재판에 대한 제3자의 관여 행위 같은 '위법·부당한 행위를 할 권한'은 애당초 누구에게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제3자의 재판개입에 대해 원칙적으로 어떠한 사안에서도 직권남용죄가 성립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의 독립이라는 중대한 헌법적 가치를 보장하기 위해 그러한 논리구조를 취한 것임에도 오히려 재판의 독립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는 모순에 빠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사법농단 혐의' 2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은 후 법원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사법농단 혐의' 2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은 후 법원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또 본래 직무권한 범위를 벗어나는 행위는 직무집행이 직권을 '남용'한 것인지를 판단할 때 고려돼야 하는 자료일 뿐, 이를 기초로 직권의 존재를 부정하거나 직권 행사가 없었다고 판단해선 안된다고 짚었다.
   
임 전 부장판사에 대한 대법원의 직권남용 무죄 판결에 대해선 직권남용죄 구성요건 해석에 관한 대법원의 일반적이고 확립된 판례라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다만 재판부는 재판개입에 대한 직권남용죄 성립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양 전 대법원장 등에게 적용된 구체적인 공소사실 대다수에 대해선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양 전 원장의 공모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비록 피고인들이 개인적인 이익을 취하는 등의 부정한 의도에서가 아니라 헌법재판소와의 관계에서 사법부의 위상을 제고하려는 과정에서 범행에 이르렀다고 하더라도, 범행으로 인해 재판의 독립이 훼손되고 공정한 재판에 대한 의심과 불신이 초래됐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고 지적했다.
   
선고 이후 양 전 대법원장 측 변호인은 "직권남용죄에 대한 확립된 법리에 반하는 판단이며, 1심에서 관여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나왔는데 2심 과정에서 심리가 이뤄진 바 없는 부분에서 결론이 바뀐 점도 문제가 있다"며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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