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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아틀라스로 날아오른 현대차, 가성비라는 현실에 직면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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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6서 공개된 보스턴다이내믹스 아틀라스, 해외 언론 관심     (서울=연합뉴스) 해외 매체들이 현대차그룹과 그룹의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최근 'CES 2026'에서 공개한 피지컬 AI 비전과 로봇 기술 경쟁력에 잇달아 호평했다고 18일 밝혔다. 사진은 CES 2026에서 공개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 2026.1.18 [현대자동차·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연합뉴스CES 2026서 공개된 보스턴다이내믹스 아틀라스, 연합뉴스현대자동차그룹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는 올해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의 슈퍼스타였다. 삼성, SK를 비롯한 한국의 대기업들이 지난 몇 년간 CES를 통해 보여줬던 성과들을 단숨에 뛰어넘었다. 아틀라스는 즉각적이었다. 눈에 보이는 AI, 즉 '피지컬 AI'의 영역을 충족시켰기에 전세계의 호응을 얻은 것이었다.

"CES의 한 전시가 성공적이었다고, 이렇게까지 부스 전체가 흥행할까요"

CES의 공식 파트너사이자 미국의 IT 전문 매체 씨넷(CNET)은 '아틀라스'를 이 같이 호평했다. 이는 곧바로 주가로 반영됐다. K증시 랠리 속에서도 주목도가 덜 했던 현대자동차그룹의 주가는 아틀라스 덕분에 날아오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습적으로 한국 자동차과 2차 전지, 바이오 등의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으름장을 놨지만, 관세 이슈에 민감한 현대차의 주가는 흔들리지 않았다. 불과 1% 미만의 하락으로 선방했다. CES 무대에서 주목받으며 시총까지 끌어올린 현대차의 사례는 한국 기업사(史)에 있어서도 두고두고 기억될 것이다.

이처럼 미래가치를 증명했던 것과는 달리 대한민국 현실 세계, 즉 피지컬 세계에서 현대차의 올 한해는 만만치는 않다. 바로 중국 자동차의 '가성비' 공세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중국산 전기차를 어떻게 믿고 타겠느냐는 막연한 두려움은 거의 사라지고 있다. 시내 버스를 비롯해 중국에서 만들어진 테슬라, 폭스바겐 등 외제 전기차들이 한국의 도로를 서서히 점령해왔다. 누구보다 트랜드에 민감한 한국의 소비자들은 이제 냉정하게 '메이드 인 차이나'와 '메이드 인 코리아'의 전기차 가성비를 따져가며 선택하고 있다.

이는 수치에서도 나타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2025년 국내 전기차 시장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새로 등록된 전기차는 22만177대로 전년 대비 50.1% 증가했다. '캐즘'이라는 용어가 무색하게 전기차로의 전환이 속도감 있게 이뤄진 것이다.

이 중에 기아가 6만609대(27.5%)로 선두를 지켰지만 테슬라가 5만9893대(27.2%)로 사실상 동률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5만5461대(25.2%)로 3위를 차지해 테슬라와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한국 속담에 맞게 테슬라는 가격을 무기로 대한민국 시장을 야심차게 공략하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모델3 스탠다드 후륜구동(RWD)는 4199만원, 모델 3 롱레인지 RWD는 5299만원으로 책정했다. 올해 정부 보조금까지 적용하면 3천만원대 중·후반으로 떨어진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가 지난해 처음 한국 승용차 시장에 노크했을 때만 해도 중국 본사에서도 흥행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 소비자들은 큰 거부감없이 BYD를 선택했고, 한국 진출 첫해임에도 불구하고 6천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려 가능성을 시사했다. BYD의 성공 사례를 보고 한국 시장의 잠재력을 본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은 본격적으로 물량공세를 쏟아낼 것이다.

이제 현대차는 가성비라는 냉정한 지표의 기로에 섰다. '국산차를 애용하자'는 구호가 더는 통하지 않는 시대에 깐깐한 한국 소비자를 만족시킬 무기를 장착해야 한다. 아틀라스가 생산 라인에 적용되면 단가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아직은 몇 해 남은 얘기다. 당장 올 해와 다음해 한국 전기차 시장을 얼마나 점유할 수 있는지가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의 미래에 대한 지표가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동차의 본질이 '피지컬'이라는 본분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최근 현대차가 테슬라, 엔비디아 출신의 자율주행 전문가인 박민우 사장을 포티투닷 대표로 영입하는 등 자율주행 개발에 속도를 내는 흐름은 바람직하지만, 밑바탕에는 가성비를 갖추기 위한 치열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세계 3위 완성차 시장인 인도에서 일본 토요타를 압도적인 차이로 누르고 2위 자리를 공고히 한 것은 주목할만한다. 인도 현지 기업을 제외한 해외 자동차 업체들 중 최다 판매량이다. 인도 시장에서 먹힐 수 있었던 것은 가성비 때문이다. 주력 모델인 소형 SUV '크레타'가 사상 처음 판매량 20만 대를 넘어서는 등 실적을 이끌었다.

트렌드에 빠르고 디지털에 능숙한 한국의 MZ세대는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 최고의 테스트 베드(test bed·시험대)로 통한다. 이들은 브랜드가치와 함께 가성비를 냉정히 따진다. 아틀라스를 통해 로봇 기업의 이미지를 얻은 현대차는 이제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묘안을 마련해야 한다. 중국차와 테슬라의 공세 속에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첨단 기술 개발 못지 않게 전기차 가성비를 확보하려는 노력을 해야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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