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검 동부지청. 송호재 기자 부산에서 조직적으로 전세 사기 행각을 벌여 200명 넘는 임차인으로부터 수백억 원에 달하는 보증금을 가로챈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범죄집단 가입·활동 혐의로 총책 A(48·남)씨와 모집책 2명, 임대인 4명 등 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은 2019년 6월부터 2023년 2월까지 부산에서 건물 임대업을 하며 피해자 230명으로부터 289억 원 상당의 임대차 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전세 사기 행각을 벌였다고 보고 범죄집단 가입·활동 혐의를 적용했다.
총책 A씨는 처음부터 임대차 보증금을 가로챌 목적으로 전체 범행 구조를 설계하고 조직을 꾸렸다. 자기 자본금 없이 임대차 보증금과 대출금 등으로 건물을 매입하는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 방식을 구상한 뒤, 부동산 중개업자 등을 조직원으로 섭외했다. 이후 보증금과 수익 배분을 직접 관리했다.
A씨 지시대로 모집책 2명은 건물 임대인으로 이름을 올릴 명의자를 찾는 역할을 맡았다. 나머지 조직원 4명은 임대인 역할을 하면서 1명당 적게는 27억원, 최대 183억 원 상당의 보증금을 가로챘다.
이 사건을 최초 수사한 부산경찰청은 지난해 2월 사건을 불송치하기로 결정했다. 검찰은 범죄집단 조직 혐의를 검토하라는 취지로 재수사를 요청했으나, 경찰은 불송치 결정을 바꾸지 않았다. 이에 검찰은 사건 송치를 요구해 지난해 7월부터 보완수사에 착수했고, 이 과정에서 총책과 임대인 1명 외에 조직원 5명이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밝혀냈다.
이들은 각자 또 다른 건물을 둘러싼 전세 사기 혐의로도 별건 기소되거나 판결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들이 받아 챙긴 범죄수익에 대한 추징보전을 청구할 예정이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관계자는 "개별 피해자들에 대한 사기 혐의 이외에 각자 역할을 나눠 움직인 점 등을 토대로 범죄집단 가입·활동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며 "피고인들이 취득한 범죄수익 환수에 최선을 다하고, 앞으로도 조직적인 전세 사기 사범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