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의 SK하이닉스 부스에 전시된 HBM3E 12단 36GB 제품. 라스베이거스=박성완 기자AI(인공지능)의 폭발적 확산에 따른 반도체 초호황기 흐름을 타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실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선두주자인 이들 기업은 CES 2026에서도 고객사와의 협업 강화에 집중했다.
수요 급증으로 메모리 품귀현상까지 빚어지며 공급자 우위 시장이 펼쳐지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홍보보다는 주요 고객들과의 협의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한국 기업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20조 원 시대를 연 삼성전자는 CES 전시 기간 라스베이거스의 윈 호텔에 DS(반도체) 부문 프라이빗 부스를 마련했다.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한 이 전시관을 통해 AI 반도체 통합 설루션을 제시했다.
이번 CES 사이버 보안 부문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양자보안 칩 'S3SSE2A'도 현장에 전시됐다. 업계 최초로 개발된 차세대 모바일 D램 LPDDR6, AI 컴퓨팅 시스템에 최적화된 5세대 기반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PM9E1도 배치됐다.
특히 실적 추가 견인 기대가 집중된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HBM4, AI 데이터센터에 특화된 LPDDR 기반 서버용 메모리 모듈인 소캠(SOCAMM)2도 전시장을 채웠다. HBM4는 엔비디아 공급이 유력하며, 소캠2는 이미 공급 중이다.
SK하이닉스도 CES 전시가 진행 중인 베네시안 엑스포에 고객용 프라이빗 부스를 차렸다. 8일(현지시간) 둘러본 이 부스에는 HBM4 16단 48GB 실물이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11.7Gbps 속도를 구현한 HBM4 12단 36GB의 후속 모델로, 고객 일정에 맞춰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HBM3E 12단 36GB 제품도 전시됐는데, 바로 옆에 '엔비디아 파트너'라는 팻말이 놓여 있었다. SK하이닉스는 이외에도 SOCAMM2, LPDDR6도 선보였다. AI 데이터센터 구축 확대로 수요가 급증하는 초고용량 eSSD에 최적화된 321단 2Tb(테라비트) QLC 제품도 현장에 자리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CES 현장을 찾아 주요 고객사와 함께 AI 메모리로 만들어 갈 기술 혁신 방안을 논의했다. 곽 사장은 5일 퐁텐블로 호텔에서 열린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특별 연설 참관을 시작으로 약 25곳의 주요 고객사와 파트너들을 연이어 만나 HBM 등 핵심 AI 메모리 설루션을 중심으로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고 SK하이닉스는 밝혔다.
한편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두 기업에 메모리 수요가 집중되면서 합산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200조 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에 점점 더 힘이 실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20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8.2%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한국시간) 공시했다. 국내 기업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20조 원 시대를 연 것이다.
엔비디아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탑재가 유력한 양사의 HBM4는 올해 핵심 성장축이 될 전망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 6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현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엔비디아는 최초의 HBM4 소비자이고, 당분간 다른 업체가 이를 쓸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HBM4의 유일한 소비자로서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