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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급습한 트럼프의 세가지 속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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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원래 가져왔어야 할 석유를 되찾았다"
"외부 세력이 서반구에서 약탈하는 것 절대 허용 않겠다"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 "먼로주의 재확인, 강화"
미국이 원하는 깨끗한 '앞마당'…중국·러시아 견제
英 가디언 "베네수엘라 석유에 대한 탐욕"
FT "트럼프 집권 미국, 오만하고 이기적으로 변해"
프리 엡스틴 스캔들, 관세 인플레이션 등 국내 요인도 한몫

미군에 압류된 베네수엘라 측 유조선. 연합뉴스미군에 압류된 베네수엘라 측 유조선.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권 국가인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전격적인 군사작전을 펼친 배경에는 석유와 중국 견제, 지지율 하락 만회 등 복합적인 동기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3일 감행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전격 체포 작전(작전명 : '확고한 결의' Operation Absolute Resolve)은 향후 힘과 무력을 바탕으로 거침없이 질주할 미국의 외교정책을 가늠케한다.



"도난당한 석유 반환되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마두로 대통령 부부 체포 명분으로 '마약과의 전쟁'을 강조하며 정당한 법 집행이라고 항변하지만,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베네수엘라의 자원 상황을 감안하면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이다.

베네수엘라에는 확인된 원유 매장량만 3천억 배럴이 넘는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 성공 뒤 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원래 가져왔어야 할 석유를 되찾았다"고 언급하며 석유에 대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안전하고 적절하며, 신중한 이행이 가능해질 때까지 그 나라를 운영(run)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미국 대형 석유 회사들이 진출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심각하게 망가진 인프라를 복구할 것"이라고 말해, 석유 매장량 1위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작전의 이유가 석유 확보에 있다는 점도 암시했다.

밴스 부통령도 "도난당한 석유는 반환되어야 한다"고 언급하며 트럼프를 거들었다.

지난 2007년 마두로 대통령 전임인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자원 국유화'를 선언하면서, 미국 대형 에너지기업인 엑슨모빌과 코노코필립스 등이 수조원을 투자한 자산을 강제 몰수한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은 미국인의 땀과 창의력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이를 독재자가 몰수한 것은 미국 재산에 대한 최대 규모의 도둑질"이라고 주장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영국 가디언은 '러시아 푸틴식 권위주의를 닮은 미국 외교정책이 베네수엘라에 도착했다'(The 'Putinization' of US foreign policy has arrived in Venezuela)는 제목의 선임기자 분석 기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을 법정 앞에 세우거나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민주주의 체제를 가져다주려는 의도보다는 베네수엘라의 석유에 대한 탐욕이 더 크다는 점을 여러차례 발언을 통해 분명히 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In repeated statements, Trump has made clear he is more covetous of Venezuela's oil than motivated by a desire to bring Maduro before a court, or deliver democracy to the people of Venezuela.)

파이낸셜타임스(FT) 캡처파이낸셜타임스(FT) 캡처

중국·러시아 견제…미국이 원하는 깨끗한 '앞마당'

미국 행정부의 베네수엘라 급습은 중남미 국가에 일정정도 영향력을 확대해온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견제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중국은 베네수엘라에 거액의 대출을 해준 뒤 원유로 갚게 하는 방식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원유를 확보해 기간산업 가동에 이용해왔다.

2025년 11월 기준으로 베네수엘라는 하루 약 92만1천 배럴을 수출했는데, 이 중 80%인 약 74만6천 배럴이 중국으로 향했다.

베네수엘라산 초중질유는 정유가 어려워 값이 저렴한데, 중국은 산둥반도에 대규모 정유소들은 지어 이를 활용했다.

베네수엘라에서 수입하는 초중질유가 끊기게 되면 중국 입장에서는 더 비싼 대체 원유를 수입해야하는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러시아 역시 베네수엘라에 무기를 대량 판매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특히 브릭스(BRICs :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 모임)를 통해 남미에서 반미 연대 구축에도 이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급습 이후 "우리는 좋은 이웃들에게 둘러싸여 있고 싶다. 미국은 외부 세력이 서반구에서 우리 국민을 약탈하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점도 남미 국가 패권잡기 일환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에서 "미국은 서반구 우위를 회복하고 해당 지역 전역의 핵심적인 지리적 접근권을 보호하기 위한 먼로주의를 재확인하고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1823년 제임스 먼로 대통령이 유럽 열강의 미주 대륙 간섭을 거부하는 '먼로 독트린'을 선언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소환해 미국의 앞마당인 중남미 지역에 중국과 러시아가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엄포성 발언을 함 셈이다.

"베네수엘라 부통령이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한다". "콜롬비아 대통령은 조심해야 한다", "쿠바는 실패한 국가" 등의 언급도 향후 중남미에 대한 미국의 배타적 지배권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시간 4일 오후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DC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베네수엘라 석유 자원을) 모든 것을 운영할 것"이라며 "(베네수엘라가) 처신을 잘 하지 않으면 우리는 2차 공습을 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도널드 트럼프의 무모한 베네수엘라 개입'(Donald Trump's reckless intervention in Venezuela)이라는 제목의 논설위원회 명의의 사설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오만함을 꼬집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를 운영(run)하겠다고 선언하고, 미국 석유회사들이 들어가서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을 인수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트럼프 집권 하에서 미국이 얼마나 오만하고 무신경하고 이기적으로 변했는지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최근 미국의 국내 정치적 상황도 트럼프의 눈을 베네수엘라로 돌리게 만들었다.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지지 철회와  제프리 엡스틴 스캔들, 관세로 인한 극심한 인플레이션 등으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국내 지지율은 정체 혹은 떨어지는 상황이었다.

트럼프가 '마약과의 전쟁', '석유자원 확보' 등 외부로 눈을 돌리며 '건재한 왕(King)'으로 자신을 포장할 강한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는 해석이다.

가디언 캡처가디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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