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감귤. '수입산 감귤류 실태조사를 통한 대응방안 연구 보고서' 캡처올해부터 미국산 감귤 만다린(Mandarin)이 무관세로 수입되면서 제주 감귤산업 전반에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농민단체와 지역 정당들은 긴급 관세 적용과 수입 시기 조정 등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제주도농업인단체협의회와 제주감귤연합회 등에 따르면 미국산 만다린에 부과되던 관세는 2012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매년 인하되다 올해를 기점으로 완전히 철폐됐다. 기존 144%에 달하던 관세가 1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사라진 것이다.
관세 장벽이 낮아지자 수입 물량은 눈에 띄게 늘었다. 2017년 연간 0.1톤에 불과했던 만다린 수입량은 2022년 529.3톤, 2023년 586.8톤으로 증가했고 2024년에는 2875.7톤, 지난해는 8월까지 7619.3톤에 이르며 증가세가 뚜렷하다.
특히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제주 만감류 출하 시기와 만다린 수입 시기가 겹치면서 농가들이 생존 위기에 직면했다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미국산 만다린 수입 추이. '수입산 감귤류 실태조사를 통한 대응방안 연구 보고서' 캡처정의당 제주도당은 지난 3일 보도자료를 내고 "미국산 만다린 수입은 제주 농업의 기반, 지역 경제, 농촌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이 걸린 문제"라며 "만다린 무관세 수입으로 인해 제주 감귤산업의 심각한 피해를 인정하고 WTO와 FTA에 명시된 긴급 수입제한 조치 또는 특별 긴급 관세가 발동될 수 있도록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녹색당도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제주 감귤 수입은 2021년 1조 원을 넘어선 이후 2024년 1조3130억 원을 기록할 정도로 제주 농업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며 "제주도정은 만감류 출하기와 만다린 수입 판매 시기를 분리·조절하는 등의 구체적인 방법 외 농림부에 만다린의 특별 긴급 관세 적용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등 제주 감귤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다각도의 시나리오를 짜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도농업인단체협의회는 지난달 30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만다린 수입이 집중되는 시기와 한라봉·천혜향 등 제주 만감류 출하 시기가 겹치면 산지 가격과 수급이 한번에 흔들린다. 제주 농업의 기반, 농촌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이 걸린 문제"라며 "정부와 제주도정은 수입 급증과 시장 교란에 대응할 가용 수단을 적극 검토하고 단계별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