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산업부-해수부 공동 자율운항선박 M.AX 얼라이언스 전략회의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정부와 업계가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운항선박 시장 선점을 위해 민관 협력에 본격 착수했다.
산업통상부와 해양수산부는 2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자율운항선박 M.AX 얼라이언스 전략회의'를 공동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조선·해운·AI 기업과 대학·연구기관 등 약 50개 기관에서 100여 명이 참석했다.
자율운항선박은 기존 선박에 AI와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해, 시스템이 선박을 직접 제어하고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거나 배제한 채 운항이 가능한 선박을 의미한다.
글로벌 조선·해운 산업은 탄소중립 규제 강화와 해상 안전기준 고도화, 선원 인력 구조 변화 등으로 빠른 전환기에 접어들었다. 경쟁국의 추격도 빨라지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자율운항선박이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분야로 꼽히고 있다.
산업부와 해수부는 그동안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 1단계를 추진하며 국제항로 실증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등 성과를 축적해 왔다. 다만 업계에서는 2단계 개발의 핵심 과제로, 실증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고 이를 공유하는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왔다.
특히 2030년 전후로 국제해사기구(IMO)의 자율운항선박 국제표준 제정이 예정된 만큼,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실증 데이터 축적이 시급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이에 따라 조선·해운·AI 산업 전반이 참여하는 '자율운항선박 M.AX 얼라이언스'가 출범했다. 얼라이언스는 조선사가 보유한 설계·시운전 데이터와 해운사가 축적한 실제 운항 데이터, AI 기업의 알고리즘과 데이터 처리 역량을 결합해 자율운항 AI의 신뢰성과 완성도를 높이는 공동 실증·협력 플랫폼 역할을 맡는다.
얼라이언스에는 산업부와 해수부를 비롯해 국내 주요 조선사와 해운사, 기자재 업체, 대학과 연구소, 네이버·KT 등 AI 기업까지 50여 개 기관이 참여했다.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이날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자율운항선박 AI 생태계 조성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정부는 내년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율운항선박 AI 학습용 공공 데이터셋 구축을 위한 실증사업에 착수하고, 지난달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받은 'AI 완전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 사업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얼라이언스는 데이터 확보 범위와 방식, 실증 대상 등을 구체화하고, 그 결과를 정부 지원사업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아울러 개발된 성과물은 표준화와 플랫폼화, 공공 데이터화를 통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상생 구조로 활용된다. 산업부와 해수부는 데이터 공유와 실증 지원, 제도 개선 등을 통해 이를 지속적으로 뒷받침할 방침이다.
한편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와 한국해운협회는 이날 조선·해운 산업의 상생 발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양 협회는 내년 1분기부터 '조선해운 상생발전 전략협의회'를 구성하고, 자율운항선박과 친환경선박 기술개발, 해사 클러스터 조성, 전문 인력 양성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우리 조선·해운 산업은 그동안 여러 차례 위기를 극복해 온 경험이 있다"며 "AI라는 새로운 파도를 업계가 힘을 모아 성장의 동력으로 삼아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율운항선박은 M.AX 전략의 대표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 기술에 AI를 결합한다면 차세대 조선·해운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범 해수부 장관 직무대행은 "자율운항선박은 글로벌 해운·조선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게임체인저"라며 "산업부와 긴밀히 협력해 보다 빠르고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