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태국과 캄보디아가 최근 무력 충돌로 약 80여명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첫 휴전 회담을 열었으나 35분 만에 끝났다.
25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태국과 캄보디아 군 관계자들은 전날 오후 태국 동부 찬타부리주 국경 검문소에서 휴전 회담을 진행했다.
캄보디아 정부는 회의실에 모인 양국 국방 대표단의 사진을 공개하며 "이번 회담은 적대 행위를 중단하고 신속한 정상화를 촉진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수라산트 콩시리 태국 국방부 대변인은 "회담이 긍정적 결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면서도 협상 성패는 캄보디아의 진정성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태국 측은 캄보디아가 먼저 휴전을 선언하고 국경 지대에 매설된 지뢰를 제거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첫날 회담은 35분간 이어졌으며, 이날 오전 9시에 열릴 양국 전체 대표단 회의의 의제를 정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다만 향후 협상 과정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양국은 오는 26일까지 국경위원회 회의 형식의 실무급 회담을 이어가고, 합의가 이뤄질 경우 오는 27일 국방장관 회담을 개최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휴전 협상 첫날 양국 간 교전은 멈추지 않았다. 캄보디아는 태국군이 전투기를 동원해 바탐방주 민간인 지역을 폭격했다고 주장했으나, 태국 육군은 군사 목표물만 타격했다고 반박했다.
미국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국경 지역에서 이어지는 전투와 사상자 발생에 우려를 표명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양국은 물론 중재국 말레이시아와도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1907년 프랑스 식민지 시절 처음 측량된 817㎞ 국경선 가운데 일부 구간의 경계가 확정되지 않으면서 100년 넘게 영유권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5월 소규모 교전에 이어 7월에는 닷새간 무력 충돌이 발생해 48명이 숨지고 30만 명이 넘는 피란민이 발생했다.
이후 중재로 휴전 협정이 체결됐으나 지뢰 폭발과 총격전이 잇따르며 이달 들어 다시 교전이 재개됐다. 최근 3주 가까운 충돌로 태국 65명, 캄보디아 21명 등 모두 86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