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한선수. 한국배구연맹'최고 세터' 한선수(대한항공)가 자신의 마흔 번째 생일에 승리의 토스를 쏘아올렸다.
대한항공은 1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홈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 스코어 3-0(29-27 27-25 25-23)으로 제압했다.
한선수의 노련한 경기 운영 속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 러셀이 팀 내 최다인 18점을 터뜨렸고, 정지석과 정한용이 각각 14점, 10점으로 고른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헤난 달 조토 대한항공 감독은 한선수에 대해 "경기 전후로 체력적인 변화가 거의 없다. 준비가 철저하다는 증거"라며 "정신력까지 강한 선수다. 의지만 있다면 더 오랫동안 정상급 기량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선수의 롱런 비결은 '성실함'이다. 그는 "핑계를 만들고 싶지 않다. 핑계가 생기면 은퇴해야 한다"며 "하루를 쉬면 다음 날까지 훈련을 채워야 한다. 한 번 빠지기 시작하면 계속 빠지고 싶은 이유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원동력에 대해서는 "핑계를 대지 않는 것"이라며 "내 잘못은 내가 먼저 인정해야 한다. 실수에 핑계를 대지 않고 내일을 준비해 왔기 때문에 지금도 코트에 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선수는 대한항공에서만 18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대한항공과의 계약 기간은 2026-2027시즌까지다. 여기서 1년을 더 재계약하면 20시즌을 채우게 된다.
그는 "신체적으로 큰 문제는 없다. 다만 매 시즌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모든 걸 걸고 뛴다"며 "다음 시즌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호하는 한선수. 한국배구연맹
주장을 내려놓은 뒤에도 책임감이 따른다. 한선수는 "주장에 대한 애착보다 대한항공에 대한 애착이 크다"며 "신인 때부터 계속 뛰었고, 많은 걸 이뤄낸 팀"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정지석에게 주장 완장을 건넨 그는 "세터도 역할이 많다. 주장 역할은 지석이가 잘할 거라 생각하고, 나는 그걸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기 주장인 정지석에 대해서는 "한순간에 잘할 수는 없다. 지석이는 자기 플레이도 잘해야 한다"며 "주축이기 때문에 자기 플레이를 신경써야 한다. 그게 되면 자연스럽게 팀을 끌고 갈 수 있을 것"이라며 격려했다.
태극마크에 대한 책임감도 변함없다. 한선수는 "황택의(KB손해보험)와 한태준(우리카드)이 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면서도 "대표팀에 뽑힐 때마다 여전히 자부심을 느낀다. 국제대회에 출전할 기회가 온다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