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정부가 농업인들의 노후소득보장 제도가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은퇴하는 고령농업인들을 위한 농업인 퇴직연금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농업인이 장기간 적립 후 연금형태로 되돌려 받는 '농업인 퇴직연금형 저축' 형태로 농업인 퇴직연금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현행 농업인 노후소득보장제도가 충분하지 않아 고령농업인의 영농활동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노후소득 보장을 통해 고령농업인의 은퇴를 지원하고 해당 농지를 청년농에 이양해 농업세대전환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다.
2024년 기준으로 70세 이상 농업인의 월평균 가계지출은 259만원인데 반해 농업에서 은퇴한 경우 수입은 별도의 수입이 없다고 가정하면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은퇴직불금을 합해 124만원대로 알려졌다.
은퇴를 미루고 영농을 계속할 경우 수입은 농업소득과 이전소득을 합해 217만원 수준으로, 은퇴하는 경우보다 90만원 정도 늘어나지만 가계지출을 감당하기에는 상당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노후소득보장에 저축상품 더 적합…매칭적립금 등 정부지원 검토
이에 농업인 퇴직연금 도입을 추진 중인데 국민연금·노란우산공제 형식은 운영비 등 행정비용이 크고 저축상품은 확정수익을 보장해 노후소득보장에 더 적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입기간은 농업인의 은퇴 계획, 연령대 등에 따라 저축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간의 저축상품 개발이 가능하다.
농식품부는 다만 가입기간이 지나치게 짧을 경우 연금저축의 효과가 반감되는 만큼 최소 기간을 정해 그 이상으로 설정하는 방향을 잡고 있다.
정부 지원의 경우 농업인 납입액에 비례해 매칭 적립금을 지원하거나 시장이자율 외 추가 이자 혜택 제공 등이 검토된다.
지급 조건은 농업인이 납입한 금액과 이자수익은 만 65세가 되면 즉시 지급하고 정부 납입액과 이자수익은 농업인의 은퇴가 확인된 직후 지급되는 방안이 검토된다.
해외 사례는?…일본 농업자연금·프랑스 농민연금 운영
일본은 국민연금에 가산한 2층 연금 형태의 농업자연금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민에 대한 기초 연금으로 국민연금이 지급되고 농업자연금 가입 농가에 대해서는 그에 더해 추가적으로 농업자 연금이 지급된다.
가입대상은 농업에 종사하는 개인으로 주로 자영농 중심으로 이뤄지고 의무 가입인 국민연금과 달리 농가의 선택에 따라 가입하는 임의가입 형태이다.
납입액은 농가가 소득에 관계없이 월 2만엔~6.7만엔 범위에서 스스로 선택하고 중앙정부는 지방정부로부터 승인받은 농업인인 인정농업자, 청색신고자(복식부기로 소득신고한 농업인), 청년농을 대상으로 월 4천엔~1만엔의 보험료를 지원한다.
농업자연금 지급 대상은 10년이상 보험료를 납부한 65세 이상 농업인이고 정부보험료 지원분은 별도 적립해 은퇴시 특례부가연금으로 지급된다. 연금액은 농업인이 납입한 금액에 비례해 연금 수령액이 결정되는 확정 기여형 방식이다.
프랑스의 경우 일반노동자와 공무원, 자영업자, 농업종사자 등 직역별로 운영하는 기초연금과 함께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에 준하는 농민연금을 운영 중이다.
가입대상은 농장주와 가족 종사자, 피고용인 등 농업 종사자이고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납입액은 소득액에 비례해 부과되고 연금 지급액의 50% 이상을 사회보장기금에서 지원한다.
지급조건은 일정기간 납부하는 보험료는 가입 연령에 따라 다르고 법정 퇴직 연령이 된 이후 완전히 농업에서 은퇴한 경우 지급된다. 연금액은 확정 급여형 방식으로, 연금액 납입 규모와 기간에 따라 정해진 금액을 받는다.
연구용역 통해 농업인 퇴직연금제 구체화
농식품부는 농업인 퇴직연금제의 세부설계를 위한 연구용역을 2025년 12월부터 2026년 5월까지 실시해 가입대상과 월 납입액, 정부지원 방식, 지급 조건 등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후 2026년 하반기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고 2027년 (가칭)농업인 퇴직연금형 저축법을 제정해 2028년 농업인 퇴직연금형 저축상품을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고령농업인 은퇴시 노후소득 보장을 통해 은퇴를 지원하고 해당 농지를 청년농에 이양해 농업세대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농업인 퇴직연금을 검토하고 있다"며 "농업인 은퇴 확인 방식 등은 연구용역으로 구체화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