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부경찰서. 김혜민 기자 부산 남구 곳곳에 걸린 주어 없는 의혹 제기 현수막을 두고 오은택 부산 남구청장이 박재범 더불어민주당 부산남구지역위원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12일 부산 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오 구청장은 지난달 말 박 위원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남구에는 주어가 빠진 의혹 제기 현수막이 내걸렸는데, 해당 현수막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는 취지다.
오 구청장이 문제 삼은 현수막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재개발 정보 활용 투기', '해외 도박' 등 표현과 함께 '자랑스러운 구청장 없나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해당 의혹들은 각각 김진홍 전 부산 동구청장과 조병길 사상구청장, 윤일현 금정구청장으로 추정된다.
오 구청장은 "남구에 구청장이 한 명뿐인 상황에서 '없습니까'라는 표현은 없다는 전제를 깔고 던지는 반어적 질문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고, 상단의 자극적인 문구들과도 연결돼 특정인을 지칭하는 것처럼 읽힐 수밖에 없다"며 "정치에도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위원장은 검증된 구청장 후보가 필요하다는 취지일 뿐이라며 반박했다. 그는 "여야를 막론하고 유능하고 검증된 후보들이 구청장 후보로 나와야 부산이 변화·발전한다는 취지의 현수막"이라며 "민주당 부산시당 차원에서 같은 내용의 현수막을 다른 지역에도 설치했는데 유독 남구청만 불편함을 내비치고 있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명예훼손 혐의가 성립하는지 여부를 수사를 통해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부산 남부경찰서 관계자는 "현재 고소인 조사를 진행한 상태로 추후 피고소인 조사와 법률 검토 등을 통해 명예훼손 혐의 성립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