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소헤이. 연합뉴스"오타니 쇼헤이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지 않기를 바란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2025 MLB 윈터미팅 기자회견에서 일본 출신 오타니의 WBC 출전에 관한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그러면서 "(그가 출전하더라도) 타자로만 나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오타니는 자기 몸 상태를 잘 파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타 겸업을 하는 오타니는 지난달 2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2026 WBC 출전 의향을 내비친 바 있다. 다만 타자로만 나설지, 아니면 투수로도 힘을 보탤지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당시 일본어로 "다시 일본을 대표해 뛰게 돼 행복하다"고 밝혔다.
오타니는 2023 WBC에서 타자로 타율 0.435, 1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 투수로는 3경기에 등판해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86을 올리며 일본의 우승을 이끌었다. 오타니는 그해 9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타자 역할에 전념했으며, 올해 6월 투수로 복귀했다. 다저스 내부에선 오타니가 올겨울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인터뷰하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 연합뉴스
이날 로버츠 감독은 소속 팀의 또 다른 주축인 일본 출신 선발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마무리 투수 사사키 로키의 WBC 출전 여부에 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매우 까다로운 문제"라며 "그들은 긴 시즌을 마쳤고, 특히 야마모토는 2026시즌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도 로버츠 감독은 "그들이 일본을 대표해 WBC에 출전하는 것을 무시하려는 건 아니다"라며 "논의가 필요하다면 이야기를 해봐야 한다는 뜻"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야마모토는 올해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합해 무려 211이닝을 던졌고, 사사키는 시즌 중 어깨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바 있다. 두 선수는 아직 WBC 출전에 관해 자신의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한국은 내년 3월 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WBC 1라운드에서 일본과 맞붙는다. 오타니가 WBC 출전을 사실상 확정하면서, 한국 야구는 바짝 긴장하게 됐다. 특히 오타니뿐 아니라 일본 빅리거들의 잇따른 출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더욱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는 여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