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신천지가 문화시설로 승인받은 인천의 건물을 사실상 종교시설로 사용하려 한다는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법원이 인천 중구청의 착공 불허 처분을 취소하며 신천지의 손을 들어준 상황에서, 해당 건물이 종교시설로 활용돼 신천지 포교의 거점이 될 수 있단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장세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인천 중구 옛 인스파월드 건물의 착공신고를 두고 신천지와 인천 중구청 간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재판부는 착공신고의 적법성에 대해 형식적 요건만 검토해야 한다고 보고, 중구청의 착공 불허 처분을 취소하며 신천지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지역주민들은 신천지가 해당 건물의 일부를 문화시설로 승인받았지만 실질적으로는 종교 활동 거점으로 사용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수차례 반대 집회를 열고 1만 여명의 반대 서명을 담은 탄원서도 재판부에 제출했지만 법원은 주민 민원이나 향후 사용 목적 등 실체적 사유는 건축물 착공신고 관련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본 겁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공개된 인천 신천지 마태지파 집회 영상에서 신천지가 해당 건물을 종교시설로 활용하려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강단에 선 인물이 집회 도중 해당 건물을 '마태지파 성전 터'라고 언급하며 성전을 짓지 못하게 방해받고 있다고 말합니다.
[신천지 관계자]
"이번에 우리 여러분들 우리 마태지파 성전을 지으려고 그 노력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방해를 합니다. 지금 우리는 성전 지을 터도 있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큰 성전 터가 있습니다. 근데 왜 못 짓고 있느냐. 기독교계에서 우리를 이단이라 해서 지금 못 짓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또 2심까지 승소했다는 소식과 함께 이만희 교주가 직접 축하 전화를 했단 말도 덧붙입니다.
[신천지 관계자]
"그러나 이들이 또 못 짓게 하려고 소송을 했는데 이번에 또 이겼습니다. 어제 총회장님께서 이번에 너희 성전 못 짓게 하는 저들과 소송해서 이겼다고 얘기를 들었다. 정말 축하한다고 전화 왔습니다."
인천 중구에 위치한 신천지 소유의 옛 '인스파월드' 건물. 최내호 영상 기자신천지가 10여 년 전 해당 건물을 매입한 뒤 줄곧 종교시설로 승인받으려다 실패하자 일단 문화시설로 승인받은 후에 종교집회장으로 불법 사용하려 한다는 정황은 앞서 행정심판 과정에서도 드러난 바 있습니다.
당시 신천지가 인천시에 제출한 견적서 공사개요에는 문화시설로 승인받은 건물 3,4층의 용도가 '종교집회장'으로 명시돼 있었습니다.
인천시는 "탈법적인 방법으로 용도변경 허가신청을 했다는 의심이 든다"고 판단해 착공신고를 거부한 중구청의 손을 들어준 바 있습니다.
이번 신천지 마태지파 내부 영상으로 신천지가 이만희 교주의 격려 속에 인천 성전 건축을 추진하고 있다는 정황이 나오면서 과천과 마산 등 다른 지역의 유사 사례처럼 인천에서도 용도변경 꼼수가 반복될 수 있다고 주민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김재익 위원장 / 제물포구지키기비상대책위원회]
"행정심판 중에 제출된 신천지 자료를 검토해 보면 명확하게 이건 종교시설이라는 것을 주민들이 인지를 한 것이고… 바로 그 종교시설 건너편에는, 뭐 문화 집회시설이라고 하지만, 초등학교가 있고 주거지가 있기 때문에…"현재 인천 중구청은 항소심 판결에 대한 대법원 상고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역사회 공익과 안전을 함께 고려한 정교한 사법 판단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CBS뉴스 장세인입니다.
[영상 기자 이정우] [영상 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