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13일 부산의 한 고사장 앞에서 선생님들이 수험생을 응원하며 포옹하고 있다. 정혜린 기자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부산 고사장 62곳에서도 수험생들이 부모나 교사의 열띤 응원과 격려 속에 고사장으로 향했다.
이날 오전 부산 연제구 연제고등학교에 마련된 고사장에는 막 동이 트기 시작한 시각부터 수험표를 손에 쥔 학생들 발걸음이 이어졌다.
교문 앞은 수험생을 응원하러 온 교사와 자녀를 배웅하는 부모들로 붐볐다. 응원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든 교사들은 제자 모습이 보일 때마다 두 팔을 크게 흔들며 반겼다. 제자 이름을 부르며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두 팔 벌려 안아주는 등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선생님 믿고 있을게", "잘 치고 후련하게 내일 보자"고 말하며 미리 준비한 간식을 건네기도 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13일 부산의 한 고사장 앞에서 선생님이 수험생들을 응원하고 있다. 정혜린 기자 제자를 응원하러 나온 교사 김민수씨는 "딸을 키우는 아버지로서 딸들을 보내는 심정으로 나와서 응원을 했는데 아이들에게 부담이 안 됐으면 좋겠다. 당당하게 잘 치고 나오길 바란다"며 "제자들에게 너무 고생했고 결과가 어떻든지 간에 여러분의 내일은 더 반짝일 거라고 꼭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응원을 전했다.
수험생을 태우고 온 차량들도 경찰 안내에 따라 속속 정차했고, 학부모들은 자녀 가방이나 도시락을 대신 들어주며 교문 앞까지 배웅했다. "우리 딸 잘 할 수 있지"라며 두 손을 꼭 잡거나 안아주며 마지막까지 힘을 북돋아줬다. 긴장한 한 수험생이 눈물을 터뜨리자 학부모와 교사들이 함께 위로하며 격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수험생 주서현양은 "너무 떨린다. 최저 등급을 맞출 수 있을까 걱정되고 불수능일 것 같아 무섭다"면서도 "시험이 끝나면 친구들이랑 마음 편히 놀러갈 수 있다는 게 가장 기대된다"고 웃음을 지어보였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13일 부산의 한 고사장 앞에서 선생님들이 수험생을 응원하며 포옹하고 있다. 정혜린 기자몇몇 학부모들은 자녀가 교문 안으로 들어간 뒤에도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듯 한참 동안 뒷모습을 바라봤다. 이미 자녀 모습이 보이지 않는데도 학교를 바라보던 학부모는 옷소매로 눈물을 닦아내기도 했다.
학부모 윤희나(48·여)씨는 "잠이 안 와서 밤새 뜬눈으로 있다가 새벽 4시부터 도시락을 준비했다. 아이가 예민한 편이라 혹시 소화가 안 될까봐 소고기야채죽을 끓여줬다"며 "꼭 안아주고 들여보내니까 안타까운 마음에 괜히 눈물이 난다. 이제 시작이고 앞으로 더 많은 일이 있으니까 다 잘 헤쳐 나가는 첫걸음이 됐으면 좋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학부모 정은미(49·여)씨는 "아이가 떨려 해서 실수만 안 하면 된다고 말해줬다. 그동안 열심히 노력한대로 그대로만 나왔으면 좋겠다"며 "시험 끝나면 결과를 떠나서 아이가 하고 싶어했던 여행이나 손에 꼽으며 계획했던 것들을 하나씩 다 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3일 오전 한 고사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입실 마감 시간을 몇 분 남기지 않은 시각, 자녀가 놓고 간 수험표를 전달해주기 위해 다급하게 차량을 몰고 온 학부모도 있었다. 수험표를 손에 쥔 채 뛰어온 학부모는 교문에서 기다리고 있던 자녀에게 수험표를 건네준 뒤 가쁜 숨을 몰아 쉬었다. 그 옆으로 교문이 닫히기 전 아슬아슬하게 도착한 학생 두 명이 주변에 모인 이들의 박수와 응원을 한꺼번에 받으며 뛰어 들어갔다.
이날 부산지역의 고사장 62곳, 시험실 1014개에서는 지난해보다 1527명 증가한 2만 8883명이 수능에 응시했다.
수능 시험은 오전 8시 40분 국어영역을 시작으로, 제2외국어 및 한문영역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 4시 40분, 선택한 경우 5시 45분에 종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