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경주박물관에서 신라금관특별전을 통해 전시하고 있는 금관들. 경주시 제공"신라 금관이 고향 경주로 돌아올 수 있게 해 주세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출토된 신라금관 6점이 사상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 특별전이 경북 경주에서 열리고 있다. 이에 경주시민들이 신라 금관의 고향 복귀를 요구하는 시민운동에 나서 결과가 주목된다.
국립경주박물관은 '2025 APEC 정상회의'와 국립경주박물관 개관 80주년을 기념해 특별전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 Silla Gold Crowns: Power and Prestige'을 지난 10월 28일부터 12월 14일까지 신라역사관 3a실에서 개최하고 있다.
일반 관람은 APEC 정상회의가 끝난 지난 2일부터 시작됐다.
이번 특별전은 신라 금관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104년 만에 처음으로, 출토된 6점의 금관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다.
일제강점기에 금관총·서봉총·금령총에서 3점의 금관이 출토됐고, 광복 이후에는 1973년부터 발굴을 시도해 천마총·황남대총·교동에서 금관 3점이 세상에 나왔다.
이 중 금령총·황남대총에서 발견된 금관은 국립중앙박물관, 금관총·교동·천마총에서 발견된 금관은 국립경주박물관, 서봉총 금관은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신라 금관 특별전시를 보기 위해 개관 시간 전부터 수많은 인파가 몰려 있다. 경주박물관 제공신라금관이 모두 한 자리에 모였다는 소식에 경주박물관은 특별전을 보기 위해 이례적으로 오픈런이 벌어졌고, 몰려든 인파에 경주박물관은 관람 인원을 제한하는 등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다음 달 14일 전시가 끝나면 3점의 금관은 다시 중앙박물관과 청주박물관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이에 경주시민들은 '신라 금관의 고향 복귀'을 요구하는 시민운동에 나섰다.
지난 11일 경주지역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경주는 '발굴지-전시장 일체형(Local Retention)' 원칙을 실현할 수 있는 유일한 도시"라며 "금관은 그 본향에서 상설 전시되는 것이 가장 합당하다"는 내용의 청원글이 올라온 것이다.
신라금관의 고향 복귀를 요청하는 청원글. 독자 제공이후 이 의견에 동의하는 시민들의 의견이 줄을 이었고, 구글폼을 통한 서명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경주지역 시민단체와 경주시의회도 신라금관 복귀에 힘을 보태고 있다. 문화·예술·청년 등 시민단체와 경주시의회를 중심으로 서명운동과 범시민단체출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부여에서도 백제 금동대향로를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기려는 계획이 추진됐지만, 부여군민의 강력한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어 신라금관의 경주 상설전시는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경희 경주시의회 행정복지위원장은 "신라 금관은 경주의 정체성과 자존심을 상징하는 유산인 만큼 당연히 있어야 할 곳인 경주에 계속 머물 수 있도록 시민들과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