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회장 임도균 교수)가 제49회 정기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다문화시대 한국교회의 새로운 목회 방향을 모색했다.
지난 8일 경기도 수원시 시은소교회에서 진행된 이번 세미나에선 급격한 사회변화와 다문화 사회 진입에 발맞춰 한국교회가 이주민과 다문화 공동체를 품는 구체적인 목회 전략을 수립해야 한단 점이 강조됐다.
참가자들은 '다문화 공동체 내 소속감 형성'과 '신앙 공동체의 복음 중심성', 그리고 '선교적 동참'이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현장 목회 사례를 조명하며 다양한 목회 전략을 신학적·실천적으로 논의했다.
주제 발표자로 나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장영욱 위원은 "다문화 시대 한국교회는 나그네의 정체성으로 나그네를 섬기는 교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위원은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외국인력 제도를 개편하고, 단기 순환형에서 정주형 이민 정책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며 "외국인 유입은 더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기에, 받을지 말지가 아니라, 어떻게 잘 받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주민이 지역사회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언어·문화·관습·교육뿐만 아니라, 가족 동반에 따른 배우자 근로·자녀 교육·복지·보험 제도까지 아우르는 통합적 사회 시스템 정비가 필수적"이라며 "내국인의 문화 수용성 향상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기 위해선 "일상에서 자연스럽고 친밀한 접촉을 넓혀 나가며 다문화 수용성을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며 "교회가 외국인 나그네를 향한 사랑과 존중의 마음으로 이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례 발표에 나선 시티센터교회 신치헌 목사는 '누구나 소속될 수 있는 다문화 공동체(Belonging)', '복음 중심 신앙 공동체(Believing)', '도시와 열방을 선교하는 선교적 공동체(Blessing)'라는 세 가지 비전과 함께 교회의 실제 사역들을 상세히 소개했다.
신 목사는 "한국교회 이주민 사역 초기엔 구제와 복지 중심의 선교가 요구됐지만, 이주민 선교 30년을 지나는 지금, 이주민들을 교회 공동체의 동등한 일원으로 세우는 '양육 중심의 선교'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다양한 언어와 문화가 존중받고 다문화 감수성이 높은 공동체 속에서, 이주민들은 소속감을 갖는다"며 "때론 수고스럽고 더디게 갈 수밖에 없지만 '상황화(contextualization)'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교회 성도들도 '영적 이주민(spiritual migrants)'으로서 동일한 복음적 신분을 갖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선교의 동역자로서 이주민들과 함께하는 태도야 말로 도시선교와 다문화 목회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에선 이밖에도 주일 예배에서의 성찬 예전의 회복, 인공지능 상담에 대한 성경적 고찰, 바울서신에 나타난 코칭리더십, 교회론의 다양한 주제들, 다민족 사역을 통한 기독교 기관 성장 등의 다양한 주제 발표도 이어졌다.
한국복음주의 실천신학회에서 시상하는 신진학자 우수논문엔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김병오 박사와 한국침례신학대학교 장은호 박사가 선정됐다.
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 회장 임도균 교수는 "다문화 시대 한국교회가 마주한 현실과 도전들을 신학적·목회적으로 돌아볼 수 있었다"며 "목회는 반드시 신학이란 콘텐츠가 그 동인이 돼야 하고, 신학 역시 목회라는 현장에서 꽃피우고 열매를 맺어야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기 논문발표회와 신학포럼, 학술지 '복음과 실천신학' 등을 통해 목회 현장에서 땀 흘리고 수고하는 목회자들에게 실제적이고 실천적으로 유익을 주는 이론과 실제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