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북스 제공 지구 평균 기온 상승과 이상 기후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후 변화 연구의 과학적 근거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이 출간됐다.
'기후의 과학: 지구 온난화를 넘어설 기후 물리학의 정석'은 2021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마나베 슈쿠로와 앤서니 브로콜리가 공동 집필한 저서로, 지난 60여 년간 축적된 기후 모형 연구의 핵심 내용을 담고 있다.
마나베 슈쿠로는 지구 기후의 물리적 모델링과 지구 온난화의 정량적 예측으로 노벨상을 받은 기상학자로, 현대 기후 과학의 기반을 마련한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1960년대부터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가 지구 표면 온도 상승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물리학적으로 설명하고, 복사–대류 모형과 대기·해양 결합 모형을 개발했다. 이러한 연구는 오늘날 기후 변화 예측에 활용되는 전 지구 기후 모델(GCM)의 토대가 됐다.
이 책은 기후 변화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다양한 기후 모형의 발전 과정을 설명한다. 초기의 단순한 에너지 균형 모형에서부터 대기 대순환 모형(GCM), 해양–대기 결합 모형에 이르기까지 기후 연구의 주요 전환점을 다루며, 과학자들이 지구 온난화의 원인과 민감도를 어떻게 수치적으로 검증해 왔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저자들은 기후 모형이 단순히 미래를 예측하는 수단이 아니라, 기후 시스템의 구조와 변화를 이해하기 위한 과학적 도구임을 강조한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기후 민감도, 해양의 열 관성, 빙기–간빙기 순환 등 주요 변수들이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다양한 시뮬레이션과 데이터로 제시한다.
저자는 북반구와 남반구의 온난화 속도 차이를 해양 대류와 알베도(반사율) 차이로 설명하며, 온실 기체 농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경우 일부 지역에서 물 부족과 가뭄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책은 정책적 주장이나 해법을 제시하기보다, 기후 모형의 원리와 과학적 논리를 중심으로 설명을 전개한다.
공저자인 앤서니 브로콜리는 미국 럿거스대 대기과학 석좌교수로, 마나베와 함께 기후 예측 모델의 수치 실험을 발전시켜 온 연구자다. 두 저자는 복잡한 기후 체계를 이해하기 위한 기본 원리와 실험 과정을 일반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했다.
마나베 슈쿠로·앤서니 브로콜리 지음 | 김희봉 옮김 | 사이언스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