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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끈한 야신(野神) "그런 자세로 묻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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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SK 감독, 공식 기자회견서 예민한 반응

김성근

 

노(老)감독의 심기가 정말 불편한가 보았다. 야신(野神) 김성근 SK 감독(67)이 인터뷰실에서 취재진에게 다소 짜증섞인 반응을 보였다.

김감독은 17일 KIA와 한국시리즈(KS) 2차전에서 1-2로 패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스포츠전문지 SK 담당인 모 기자의 질문을 받았다.

하지만 김감독은 "전날에 이어 오늘도 경기가 좀 꼬인 느낌을 받았는데..."라는 기자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기분이 좀 나쁜데 그런 식으로 (앉아서) 물어보지 말라"며 발끈했다. 아연해하는 기자에게 김감독은 "예의를 지켜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일순 회견장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해당기자는 회견장에 앉을 공간이 모자라 뒷편의 식탁에 걸터앉아 있었다. 광주구장은 마땅한 공간이 없어 KIA 선수단 식당을 회견장으로 쓰고 있었다. 취재진이 많아 앉을 공간이 없던 그 기자는 할 수 없이 한쪽 다리를 걸쳐놓고 앉은 채 취재수첩에 메모를 하려던 참이었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상황이었다.

사실 김감독은 경기 전부터 상당히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전날 ''SK 선수들의 사인 훔치기 의혹''과 관련된 기사 때문이었다. KIA 선수단이 두산 선수들로부터 SK가 플레이오프 때 2루 주자가 두산 사인을 보고 신호를 보낸다는 얘기를 들어 경계하고 있다는 요지였다. 김감독은 더그아웃에서 그 기사를 쓴 기자에게 직접 "지금 같은 중요한 때에 그런 기사를 쓰는 게 아니다"며 항의했다.

김감독은 "중요한 것은 사인을 훔치는 게 아니라 데이터를 면밀하게 분석하는 것"이라면서 "8개 구단 모두 상대를 분석하는 게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해당기자와 기사를 놓고 가벼운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경기에 앞서 김감독은 "김이 새버렸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실에서 다시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기사를 쓴 기자와 인터뷰에서 질문한 기자는 다른 인물이었다.

SK는 전날 1차전에서 홈플레이트 뒤 관중석에서 전력분석팀이 수비 위치를 정해준다는 KIA 측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또 8회 KIA 이종범의 번트 스윙이 볼로 판정돼 김감독이 인터뷰에서 불만을 강하게 드러냈다. 이래저래 김감독의 심기가 불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감독은 이후 재개된 인터뷰에서 "1승 1패를 생각하고 왔는데 2패를 했다"면서 "투수들은 잘 했는데 타선에서 결정타가 나오지 않았다"며 갑갑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문학으로 올라가서 재정비할 것이다. 이대로 물러날 수는 없다"며 3, 4차전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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