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두산에너빌리티가 국내 최초 상업용 원전인 고리원전 1호기의 해체 공사에 본격 착수한다. 지난 6월 정부가 '고리 1호기 해체 최종계획'을 승인한 이후 처음 진행되는 실제 해체 작업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4일 서울 한국수력원자력 방사선보건원에서 한수원과 '고리 1호기 비관리구역 내부·야드 설비 해체공사'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비관리구역'은 방사선 관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구역을 뜻한다.
이번 공사는 한국 원전 해체 역사에서 첫 단계로 평가된다. 1978년 가동을 시작해 2017년 영구 정지된 고리 1호기가 약 8년 만에 본격적인 해체 절차에 들어가는 것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주관하고 HJ중공업, 한전KPS가 참여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2028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해체 작업은 약 12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추진된다. 계획에 따르면 △사용후핵연료 반출(6년) △방사성 설비 해체(4년) △용지 복원(2년)의 세 단계를 거치며, 총 1조 700억 원 규모의 비용이 투입된다.
이번에 두산에너빌리티가 맡은 공사는 방사선 노출 위험이 없는 비관리구역 설비 해체로, 터빈·배관 등 2차 계통 설비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2차 계통은 원자로(1차 계통)에서 발생한 열에너지로 만든 고온·고압의 증기가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구간을 말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국내 원전 해체 기술력을 확보하는 한편, 향후 성장성이 큰 글로벌 해체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