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유일 여당 국회의원인 전재수 해수부장관이 "국힘 35년이 부산 망가뜨렸다"다는 강경발언을 놓고, 부산시장 출마설이 솔솔 나오고 있다. 전재수 의원실 제공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선출대회에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국민의힘 35년이 부산을 망가뜨렸다"고 직격탄을 날렸다.그의 발언 수위는 이전과 달리 한층 높아졌고, 지역 정치권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사실상의 출마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같은 자리에서 신임 시당위원장으로 선출된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친명계 컷오프' 논란으로 인한 당내 갈등을 봉합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전재수 "부산 추락 멈춰야"… 정치 행보, 온건에서 공격형으로
전재수 장관은 지난 1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민주당 부산시당 임시 당원대회에서 "지난 35년 동안 국민의힘은 부산을 망가뜨렸다. 이제는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의 인구는 줄고 기업은 떠나고 일자리는 말라붙었다. '노인과 바다'라는 말이 들릴 만큼 부산이 늙어가고 있다"며 "내년에 막아내지 못하면 부산의 희망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강경한 어조는 '지역 밀착형 의원'으로 불리던 그의 기존 행보와는 다소 다른 모습이다.
그간 전 장관은 정쟁보다 지역 현안을 중심으로 의정활동을 펼쳐왔지만, 이번 발언에서는 정권 심판론과 지역 쇠퇴론을 결합한 정치적 프레임 전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전재수가 달라졌다. '행정가형'에서 '정치가형'으로 전환하는 순간"이라고 평했다.
그는 또 "해수부 부산 이전과 HMM 등 해운기업 유치, 동남투자공사 설립을 추진해 수도권과 경쟁할 해양수도권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수부 장관이 된 이유를 두고 시장 출마용 경력 쌓기라 비판하지만, 부산에서 세 번 떨어지고 세 번 당선됐다면 충분한 역량이 있지 않겠느냐"고 맞받았다.
"출마하든 하지 않든 주어진 사명을 다하겠다"는 말로 여지를 남겼지만, 정치권은 "이제 그는 이미 부산시장 선거 프레임 안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특히 그는 내년 총선 이후 정부 2기 개각 가능성과 맞물려, '이재명 정부의 부산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영입한 장관급 인사 중 지방선거 후보군의 상징성이 가장 큰 인물"로 꼽히며,서울의 김민석 국무총리, 충남의 강훈식 비서실장, 강원의 우상호 정무수석과 함께 '4대 지방선거 참모군'으로 분류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변성완 신임 위원장 당선… "부산 탈환 위해 원팀 결집"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에 변성완 강서지역위원장이 지난 1일 선출됐다. 부산 민주당 제공이날 임시 당원대회에서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권리당원 투표 63.65%, 대의원 투표 76.85%를 합산한 66.29%의 득표율로 신임 시당위원장에 선출됐다.
박영미 후보(33.71%)를 여유 있게 제친 그는 "경선 과정에서 불화가 있었지만 목표는 하나, 부산 탈환"이라며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원팀으로 뭉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경선은 유동철 수영지역위원장과 노기섭 전 시의원이 컷오프되면서 친명(親이재명)계 배제 논란이 불거졌다.
유 위원장은 "명분 없는 컷오프는 당원 주권 말살"이라며 정청래 대표를 공개 비판했고, 행사장에서는 일부 당원들이 지도부를 향해 항의성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정청래 대표는 "여러분의 마음 충분히 이해한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당내 균열은 완전히 봉합되지 않았다.
지방선거 앞둔 민주당 부산, '변성완-전재수 투톱 체제'의 리더십 시험
이번 시당위원장 선거는 단순한 당직 경쟁을 넘어 내년 지방선거를 향한 세력 재편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변성완 위원장은 내부 통합을 통한 조직 안정에, 전재수 장관은 대중적 인지도와 정치적 메시지 확장에 각각 무게를 두고 있다.
결국 두 사람의 역할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민주당 부산은 '유력 후보는 있으나 조직은 분열된 상태'라는 이중의 리스크에 직면하게 된다.
정청래 지도부의 컷오프 논란이 전국적 이슈로 번지면서, 부산은 내년 공천 기조의 바로미터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친명계 외곽조직 '더민주혁신회의'가 정 대표를 공개 비판하며 긴장이 고조된 만큼, 변 위원장의 통합 리더십이 당의 향배를 좌우할 전망이다.
정치권 한 인사는 "부산은 전재수라는 강한 후보 카드가 있지만, 내부 정비가 선행되지 않으면 의미가 반감된다"며"이번 시당위원장 교체와 전 장관의 정치 행보는 민주당 부산이 '정책형 정당'에서 '선거형 정당'으로 옮겨가는 신호"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