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연합뉴스글로벌 AI 칩 시장의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CEO 서밋 참석을 계기 삼아 '깜짝 발표'를 예고한 가운데, 엔비디아가 삼성전자 등 한국의 주요 기업들에 AI 칩을 공급하는 계약이 이번에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블룸버그 등 외신과 재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에 자사의 AI 칩을 공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맺고 이를 CEO 서밋 기간에 공개할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내용의 계약은 황 CEO가 경주 서밋 행사에 참석하기 전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CEO 서밋의 여러 참석자들 가운데서도 특히 주목도가 높은 젠슨 황 CEO는 행사 폐막일인 31일 기조연설자로 나설 예정이다.
그는 엔비디아를 이끌며 AI의 두뇌를 담당하는 칩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1위를 선점한 인물이다. 15년 만에 한국을 찾게 된 황 CEO는 기조연설 전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엔비디아 그래픽카드(GPU) '지포스'의 한국 출시 25주년 기념 행사에도 온다.
그는 이 행사 이후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과도 따로 만날 것으로 알려져 회동 자리에서 협업 발표를 위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SK그룹 최태원 회장과의 만남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윌라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리셉션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블룸버그통신은 세계 메모리 칩 공급의 중심 역할을 하며 주요 AI 컴퓨팅 센터로 도약하고 있는 한국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다지기 위해 황 CEO가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협업 계약이 성사되면 중국 시장 진출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의 핵심 시장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덧붙였다.
황 CEO는 방한에 앞서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기술 콘퍼런스 GTC에 참석해 "한국의 (첨단분야) 생태계를 보면, 모든 회사가 제 깊은 친구이자 매우 좋은 파트너"라며 "한국을 방문할 때 한국 국민들을 정말 기쁘게 해드릴 수 있는 발표가 있을 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과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라고 묻는 취재진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한편 글로벌 주요 기업인들이 대거 참석한 이번 CEO 서밋은 개막하자마자 산업 협력의 장으로 부각되고 있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등은 경주에서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CEO와 만나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주완 LG전자 CEO와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도 가먼 CEO와 회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마존웹서비스, 르노, 앰코테크놀로지, 코닝, 에어리퀴드, 지멘스 헬시니어스, 유미코아 등 7개사는 향후 5년간 우리나라에 90억달러 규모로 직·간접 투자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AI), 반도체, 이차전지, 미래차, 바이오 등 정부가 중점 육성하는 전략산업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