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오는 30일 부산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인 가운데 회담의 핵심 의제인 희토류 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부터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를 준비해왔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8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전투기, 반도체, 자동차 등 다양한 군수·민간 용품을 만드는 데 절대적인 원료인 희토류 공급을 통제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확보하게 됐다며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인 지난해 10월부터 전세계 희토류 사용 현황 파악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NYT는 중국이 최근 1년 동안 보여준 희토류 관련 조치들을 일일이 분석하면서 "1년 전부터 중국은 세계 국가들에 필수적인 광물의 수출 통제를 포함한 정교한 규제 세트를 만들어왔다"고 평가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1일 희토류 수출업자들에게 해외 고객사들로부터 희토류를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도록 요구하기 시작했고, 이 조치로 인해 상무부는 전 세계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희토류 종류와 양에 대한 종합적인 로드맵을 확보할 수 있게 했다.
이후 중국은 지난 4월 4일 자국에 대한 미국의 고율관세 부과에 맞서 희토류 17종 가운데 가돌리늄, 디스프로슘, 루테튬, 사마륨, 스칸듐, 이트륨, 테르븀 등 7종의 중(重)희토류 수출통제 조치를 시행했다. 다만, 이후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통해 희토류 수출통제를 일부 완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확대하고 첨단 반도체 등에 대한 수출통제를 지속하자 지난 9일에는 홀뮴, 어븀, 툴륨, 유로퓸, 이터븀 등 5종의 희토류를 추가로 수출통제 목록에 포함시키는가 하면 희토류 가공기술에 대해서도 수출통제에 들어가며 대미 희토류 수출을 보다 강화했다.
NYT는 중국은 전자기기와 전기모터에 사용되는 전 세계 희토류 자석 생산의 90%를 차지하는 국가이자 초고순도 디스프로슘의 고난도 정제 기술을 완전히 숙달한 유일한 국가이고, 자동차에 사용되는 일부 소형 자석의 유일한 생산 국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