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범죄단지인 '태자단지'가 철조망과 높은 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연합뉴스캄보디아 송환 피의자들이 1년 넘게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으로 36명으로부터 16억원 상당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북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28일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현지에서 체포돼 국내로 송환된 피의자 15명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15명 중 11명은 이미 구속 송치됐다. 나머지 1명은 별건 송치 사건으로 구속됐다. 또 다른 3명은 범행 가담 정도가 낮아 석방됐다.
피의자들은 아직 검거되지 않은 총책이 조직한 범죄집단에 가입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9월까지 로맨스스캠으로 피해자 36명으로부터 16억원 상당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조직도. 경기북부경찰청 제공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스스로를 A파로 부르며, 총책을 점정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추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총관리자는 총책을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했다. 팀장은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했다.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하는 조직 체계도 갖췄다.
범행 수법. 경기북부경찰청 제공이들은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내용 공유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했다.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 1조로 합숙한 이들은 프놈펜 툴콕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올해 8월 현지 단속을 피했다.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계속하던 이들은 결국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체포됐다.
이들은 SNS에 이성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온 피해자들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해 회원 가입을 유도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절차에서 미션을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기망한 이들은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까지 편취했다.
이들은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계속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 중에도 미검인 총책이 소위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을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피의자들을 검찰에 송치한 후에도 현지에서 압수된 휴대전화 등에 대한 포렌식을 통해 공범과 범행 진행 과정 전반을 면밀히 살피는 한편, 추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