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개혁실천연대가 26일 고양시 일산서구 고양시장애인종합복지관 강당에서 주날개그늘교회와 함께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마태복음 5:14)'를 주제로 종교개혁주일 연합예배를 드리고 있다. 장세인 기자16세기 부패한 교회에 맞서 개혁의 불을 지폈던 종교개혁 508주년을 맞아 종교개혁 정신을 되새기는 자리가 마련됐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26일 고양시 일산서구 고양시장애인종합복지관 강당에서 주날개그늘교회와 함께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마태복음 5:14)'를 주제로 종교개혁주일 연합예배를 드렸다. 이날 예배에는 성도 60여 명이 참석했다.
예배 사회를 맡은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남오성 목사(주날개그늘교회)는 "개신교회는 말 그대로 프로테스턴트 저항의 정신으로 시작한 개혁의 교회였다"며 "최근 한국교회를 보면 그 정신이 희미해져 안타깝고 회개의 마음이 절로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합예배는 우리 개신교회의 원래의 모습을 회복하고 재다짐하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교회개혁실천연대와 함께 준비했다"고 밝혔다.
'과부의 두 렙돈을 생각한다(마가복음 12:41~44)'를 주제로 말씀을 전한 김학철 연세대학교 기독교교양학 교수는 "렙돈은 작다는 뜻으로 당시 유대지역에서 유통되던 주화가운데 가장 작은 단위"라며 "하루 품삯이 한 데나리온인데 이는 128 렙돈 정도로, 과부가 헌금한 두 렙돈은 하루 품삯의 64분의 1로 참새 한 마리, 닭 반 마리도 살 수 없는 돈"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지식인들은 그런 가난한 자들의 재산을 관리하고 착취했고 교회에 와서 마음의 위로를 얻는 체제였다"며 "루터는 면죄부를 사는 가난한 민중을 비난하지 않았고 그 귀한 마음을 왜곡하는 가톨릭 체제를 비판했으며 예수께서도 이 가난한 과부를 보고 어리석다고 탓하지 않고 그 마음을 귀히 봤기 때문에 이를 탄식하신 것"이라고 전했다.
김 교수는 "종교개혁주일을 맞아 무엇을 위한, 어떤 체제로의 종교 개혁이 필요할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이 가난한, 진정성 어린 사람의 신앙과 헌신, 실천이 부정의한 체제와 질서 속에서 왜곡되는 것이 가장 비참한 것이며 이를 고쳐나가는 것이 진정한 개혁의 방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예배 참석자들은 공동체기도를 통해 "종교개혁의 정신으로 항상 개혁하는 교회가 되기를, 질병과 사고로 고통당하는 자를 위로하고 치유해주시길, 정의와 평화가 이루어지고 창조 질서가 회복되기"를 간구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연합예배 취지문에서 "오늘의 한국교회는 세상의 빛이 되라는 주님 말씀을 망각하고 깊은 어둠 속에 서 있다"며 "일부 교회는 극우 정치의 깃발 아래 줄을 서서 복음이 전해야 할 희망 대신 분열과 혐오의 언어로 강단을 채웠다"고 밝혔다.
이어 "전광훈, 손현보 같은 이들의 극단적 발언에 교단은 선을 긋지 못하고 동조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며 "예장 합동총회의 여성 목사 불허, 예장 통합총회의 여성 총대 확대 거부는 하나님 나라 공동체와 거리가 멀고, 우리는 부끄러움으로 얼굴을 가릴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종교개혁은 말씀으로 돌아가려는 몸부림이자, 권력의 어둠에 맞서 자유와 평등의 빛을 밝히려는 용기였다"며 "사도바울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라는 말씀은 미사여구가 아니라 교회가 지킬 근본 진리임에도 한국교회는 이를 외면한 채 차별을 제도화하고 권력에 기생했고 이는 개혁이 아닌 퇴행이며 비겁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개혁연대는 "종교개혁 508주년을 맞아 마련한 회개와 다짐의 예배는 과거를 기념하는 의례가 아니라, 담장을 헐고 상처 입은 이들을 품으며 복음의 본질 위에 다시 서고자 하는 신앙의 행진"이라며 "교회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함께 모여 잘못을 고백하고 새 희망을 노래하기 바라며 그 때 비로소 교회는 다시 빛을 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