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4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한국 금융시장에 미칠 잠재적인 영향력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24일 보도된 싱가포르 스트레이츠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상호 간의 이익을 극대화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합의된 한국의 대미 투자펀드 조성 방식을 두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주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앞서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 대통령 간 정상회담 전 합의 도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 대통령은 연이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거듭 신중론을 펼치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인터뷰에서도 "인위적인 마감 시한을 정해두는 것"에는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고,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보도했다.
대통령실 제공
이 대통령은 전날인 23일 보도된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도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며 빠른 결과물 도출을 위해 졸속 합의에 이르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인터뷰에서는 국내 금융시장을 언급하면서 달러화 직접투자 규모,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등 모든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서는 "경쟁과 협력 요인을 복합적으로 이해하면서 철저하게 '국익'에 기반을 두고 대응해야 한다"며 "중국과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새로운 협력의 공간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실용주의 노선을 이어갔다.
특히 "한미동맹을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 중국과도 우호적 관계를 유지·발전시키겠다"며 앞서 언급해왔던 외교 노선을 거듭 확인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 아세안 순방 및 APEC 정상회의 일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이날 대통령실 브리핑에 나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정부는 이 대통령께서 여러 차례 말씀하셨듯이 한미동맹과 한일 간의 파트너십, 한미일 3자 협력을 외교의 중심축으로 생각하고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 같은 외교 기조를 기반으로 한국이 "동북아 역내 긴장을 완화하고 공동 번영을 촉진하는" 가교 역할에 나설 의지도 밝혔다.
이번 인터뷰의 계기가 된 한-싱가포르 외교 수립 50주년과 관련해서는 "'동아시아의 기적'을 함께 이뤄낸 한국과 싱가포르가 변화하는 세계 질서를 현명하게 헤쳐 가며 21세기 진정한 리더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양국이 한류를 매개로 문화·경제·외교적 상호 이익을 증진하는 새로운 문화운동인 '아세안 웨이브'(ASEAN Wave)를 함께 실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