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S TV가 한국교회의 극우화 현상을 정면으로 다루는 다큐멘터리 <극우의 그늘을 넘어, 복음의 빛으로>를 오는 11월 3일 첫 방송한다. 신앙이 정치로, 복음이 권력으로 왜곡된 현실을 심층적으로 조명하고 교회가 나아가야 할 길을 묻는다.
김관선 목사(산정현교회), 김형국 목사(하나님나라복음DNA네트워크), 배덕만 목사(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 최주훈 목사(중앙루터교회)가 나서 한국교회의 극우화 현상을 신학적‧사회적으로 분석하고, 교회의 정치화가 복음의 본질을 훼손하는 문제를 깊이 탐구한다.
윤석열 탄핵 이후, 교회는 어디로 향하는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전후로 한국 사회 전반에 극단적 분열이 심화된 가운데, 이러한 갈등은 종교 영역에까지 깊숙이 파고들었다. 특히 일부 개신교 단체가 정치 집회와 탄핵 반대 운동의 한복판에 서면서 신앙이 이념의 도구로 변질되었다는 비판이 거세다. "한국 극우의 중심에 보수 개신교가 있다"는 교계 안팎의 비판과 함께, 교회가 스스로의 신뢰 기반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교회 극우화 현상의 여파는 교세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최근 1년 사이 예장 통합과 합동 등 주요 장로교단에서만 20만 명이 넘는 교인이 교회를 떠났다. 감리교와 고신, 합신 교단까지 포함하면 이탈 규모는 더 크다. 20~30대 기독청년 중 무려 44%가 '소속 교회가 없다'고 응답한 한 설문조사 결과는 다음세대로부터 신뢰를 상실한 오늘날 한국교회의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준다.
극우의 그늘 아래, 복음은 어디에 있는가다큐멘터리는 특정 인물이나 교단을 겨냥한 비판이 아닌, 교회가 왜 한쪽으로 치우쳤는지를 냉철하게 분석한다. 한국 근현대사 속 분단과 권위주의 정권, 역사적 굴곡에서 교회가 어떻게 정치 권력 편에 섰는지를 성찰하고, 오늘날 한국교회가 복음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적 극단주의에 얼마나 깊이 물들었는지를 진단한다.
김형국 목사는 "지난 2천 년 동안 기독교가 장사치들에 의해 이용되어 왔는데 지금의 모습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며 "교회가 점점 극우화되면서 시민사회 내에서 완전히 고립된 존재가 되어버렸다"고 지적했다. 지형은 목사는 "한국교회가 복음이 아닌 정치세력에 기대는 것은 극우기독교가 신천지 통일교와 같이 일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날카롭게 비판했다.
절망 끝에서, 희망을 보다다큐멘터리는 절망에서 멈추지 않는다. 한국교회가 사회적 신뢰를 잃고 사회로부터 분리된 뼈아픈 현실을 기록하는 한편, 동시에 각자의 신앙 자리에서 다시 빛으로 향하려는 사람들의 간절함을 담아낸다. 객관적인 현실 진단 끝에 교회가 다시 신뢰받기 위해서는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는 일' 이야말로 유일한 길이라는 점을 재확인한다. 교회가 극우적 이념의 그늘에서 벗어나 복음의 공공성을 회복할 때, 돈·권력·이념이 하나님의 자리를 대신한 현실 속에서도 교회가 세상을 향한 '빛'의 사명을 다시 이어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배덕만 목사는 "광장에 나가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시간은 내려놓고, 교회 안으로 들어가 길을 잃은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한다"며 "사람들이 교회로 돌아와 사람 대접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 쉘터(피난처)를 만드는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관선 목사와 최주훈 목사는 "교회는 교인들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며 한국교회의 사회적 역할 회복을 촉구했다.
연출을 맡은 박유진 PD는 "이 인터뷰는 비판이 아니라 회복의 시도"라며 "신앙이 권력의 언어에 종속되지 않도록, 교회가 한국 사회와 다시 대화하는 통로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본 방송은 11월 3일(월) 오전 10:20, 재방송은 11월 4일(화) 오후 4:50, 11월 5일(수) 밤 11:10, 11월 7일(금) 밤 9시, 11월 8일(토) 오전 8시 20분에 방송될 예정이다.
● 극우의 그늘을 넘어, 복음의 빛으로
본- 11/3(월) 10:20~11:20
재- 11/4(화) 16:50~17:50
삼- 11/5(수) 23:10~24:10
사- 11/7(금) 21:00~22:00
오- 11/8(토) 08:2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