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수 제주도의원. 도의회 제공 ◇박혜진>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전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현안들을 분석하는 이인의 특별한 제주이야기, 오늘(23일) 128번째 시간에는 제주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적된 오영훈 도정 현안들을 짚어본다구요?
◆이인> 제주도의회가 제443회 임시회를 열어 제주도와 도교육청을 상대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번 임시회는 지난 14일 개회됐고 행정감사는 다음날인 15일부터 시작됐는데요. 내일(24일)까지 감사는 계속됩니다.
◇박혜진> 여러 지적사항들이 있었을텐데요. 하나하나 살펴볼까요?
◆이인> 우선 애월포레스트 전략환경영향평가 부실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한동수 의원(민주당, 제주시 이도2동을)이 지난 16일 지적했는데요. 한화그룹의 애월포레스트피에프브이가 추진하는 애월포레스트 관광단지 개발은 중산간인 애월읍 상가리 125만 제곱미터 부지에 호텔과 휴양문화시설 등을 짓는 사업입니다.
◇박혜진> 중산간이어서 난개발 논란이 불거진 곳이죠. 전략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던 건가요?
◆이인> 한동수 의원은 애월포레스트 사업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가 올해 2월 통과됐지만 평가서에는 사업 부지의 69.5%를 차지하는 초지 전용 문제에 대해 관계기관의 의견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초지보다 면적이 훨씬 적은 농지와 산지 전용 관련 의견은 있는데, 유독 초지 관련 의견이 없다는 겁니다.
◇박혜진> 왜 없는거죠?
◆이인> 관광시설의 용지로 전용하거나 투자진흥지구 지정을 위한 전용은 행정시가 아닌 제주도 권한이라 애월포레스트 개발사업은 초지와 관련한 의견을 제주도 축산부서에서 확인해야 하는데 그걸 안했다는 겁니다.
◇박혜진>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하기 전에는 제주도 축산정책과가 초지 보전 의견을 냈다구요?
◆이인> 한동수 의원은 제주도 축산정책과가 전략환경영향평가 전에 이뤄진 사전입지검토자문에선 초지를 보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사전입지검토자문은 2024년 3월 이뤄졌는데요. 한 의원은 초지 전용 허가를 내줄 수 없다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박혜진> 사업부지 내 초지 비율이 69%가 넘는 상황에서 초지 전용 허가 없이 애월포레스트 사업 추진이 가능하겠냐고 따지는 거네요?
◆이인> 한동수 의원은 해당 부서 의견이 없는 상태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통과시킨 건 그야말로 부실한 평가라며 환경부에 확인해보니 '초지 전용이 불가하다'는 제주도 축산정책과의 의견이 제출됐다면 전략환경영향평가 통과 여부도 달라질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습니다.
◇박혜진> 제주도는 뭐라고 했나요?
◆이인> 강애숙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전략환경영향평가 심의 당시에는 관련 의견이 회신되지 않아 부서 의견을 수렴하지 못했다며 추후 환경영향평가에서는 이 부분이 중점적으로 검토돼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습니다.
양용만 제주도의원. 도의회 제공 ◇박혜진> 제주-중국 칭다오 국제 화물선에 대한 경제성 지적도 있었죠?
◆이인> 농수축경제위원회 양용만 의원(국민의힘, 제주시 한림읍)은 어제(22일) 행정사무감사에서 칭다오 화물선 국제항로 운영이 잘못되면 비용은 도민 혈세로 나가게 된다며 물동량 확보가 가능한지를 물었습니다.
◇박혜진> 제주-칭다오 국제화물선은 언제 취항했나요?
◆이인> 8천톤급 화물선 SMC 르자오호인데요. 지난 16일 중국에서 취항해 이틀 뒤인 18일 제주항에 처음으로 입항했습니다. 화물컨테이너 규격으로 38TEU의 페트칩과 기계장비가 수입됐고 제주에서는 수산물 가공품과 삼다수 등 6TEU 규모의 제품이 중국으로 수출됐습니다.
◇박혜진> 그런데 물동량을 채우지 못하면 손실이 발생한다구요?
◆이인> 화물선에는 최대 712TEU 규모의 화물을 실을 수 있습니다. 이가운데 30%를 채워야 손실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계획대로 연간 52회가 운항하면 최대 3만 6400TEU의 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데, 손익분기점을 맞추려면 최소 1만 400TEU 이상 물량이 확보돼야 한다는 겁니다. 문제는 취항 1~2년차 제주도가 선적할 물량은 연간 3천TEU 내외로 추산돼 손실액이 연간 40억원 이상 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입니다.
◇박혜진> 그래서 도민혈세가 투입돼야 한다는 거군요?
◆이인> 양용만 의원은 화물선의 물량을 어떻게 채울지 우려된다며 제주도는 수출 물량을 육지부에서 들여오겠다고 하는데, 과연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박혜진> 제주도의 답변은 뭔가요?
◆이인> 김애숙 제주도 정무부지사는 국제화물선 취항으로 도민들에게 이익이 가는 부분도 많은데 수출을 위한 운송비가 62% 이상 절감되고, 소요시간도 이틀 줄어든다며 중국 선사측부터도 손실보상만 바라지 않고 물동량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답했습니다.
양홍식 제주도의원. 도의회 제공 ◇박혜진> 환경부의 반대로 백지화된 제주도 스마트그린산단 조성사업에 대한 부실 용역 문제도 지적됐죠?
◆이인> 농수축경제위원회 양홍식 의원(민주당, 비례대표)은 지난 15일 행정사무감사에서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일대에 조성하려다 환경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전면 재검토 의견이 나온 스마트그린산단 조성사업 문제를 집중 제기했습니다.
◇박혜진> 왜 재검토 의견이 나온건가요?
◆이인> 제주도는 스마트그린산단 후보지의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이 7.19%였다가 용역을 진행하는 사이 53%로 늘어나 환경부의 재검토의견이 나왔고 그래서 사업 실효성이 없다고 생각해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박혜진> 그래서 부실 용역이라는 얘기가 나온거군요?
◆이인> 양 의원은 10년이나 15년이 지난 것도 아니고 2년 사이에 50% 가까이 확대된 건 용역 자체가 잘못됐다고 볼 수 밖에 없다며 부지가 20만 8천㎡ 가량 되는데, 인근에 곶자왈 지역이 많아 사전에 심사숙고했다면 행정력 낭비나 예산 낭비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박혜진> 생태자연 1등급 비율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왔어요?
◆이인> 현기종 의원(국민의힘, 서귀포시 성산읍)은 사업부지의 생태자연도 1등급 7.19%가 어디서 나온 자료냐며 제주도가 제출한 용역 보고서 별첨 자료에는 생태경관 보전지역과 생태자연도 1등급 권역이 47.9%로 나와 있다고 밝혔습니다. 애초 용역이 완료된 시점에 이 사업은 불가능한 것이었다고 지적한 겁니다.
◇박혜진> 제주도가 잘못을 시인했죠?
◆이인> 제주도는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며 최초 26개 후보지에 대해 전반적으로 재검토 하고 최종 후보지 3곳 중에서 먼저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습니다.
김황국 제주도의원. 도의회 제공 ◇박혜진> 제주시 동광로 구간에 대한 섬식정류장 설치가 보류된 사실도 확인됐죠?
◆이인> 환경도시위원회 김황국 의원(국민의힘, 제주시 용담1.2동)은 지난 20일 행정사무감사에서 동광로 구간의 섬식정류장 공사가 오영훈 지사의 임기중에는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습니다.
◇박혜진> 제주도가 동광로 구간 공사를 갑자기 중단했기 때문이죠?
◆이인> 제주도는 당초 제주시 국립박물관부터 광양사거리까지 2.1km 구간의 제주형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구축 공사를 올해 연말까지 완공하겠다고 밝혔다가 전면 보류한 사실을 알렸습니다.
◇박혜진> 이유는 뭔가요?
◆이인> 올해 상반기에 개통한 서광로 3.1km 구간에서 도민들의 지적과 불편사항이 있기 때문에 이를 보완한 다음 이용 상황을 보며 동광로 공사 시점을 결정한다는게 제주도의 입장입니다. 동광로 BRT 구간에도 섬식정류장을 설치하고 양문형 버스도 도입해야 하는데 서광로 구간에 대한 민원사항을 개선한 뒤 추진하겠다는 겁니다.
◇박혜진> 그래서 내년 지방선거 전에는 착공이 힘들다는 얘기가 나온거군요?
◆이인> 동광로 구간 공사를 시작하면 그때부터 차량 혼잡은 불가피해질 것이고 정식 개통한 뒤에도 서광로 구간처럼 민원 불편이 집중 제기될 수 있는 상황에서 과연 선거를 앞두고 그런 부담을 떠안을 필요가 있느냐는 게 도의회 안팎의 분석입니다.
김경미 제주도의원. 도의회 제공 ◇박혜진>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주도의원 선거구인 제주시 삼양동.봉개동 분구 문제도 거론됐어요?
◆이인> 김경미 의원(민주당, 제주시 삼양.봉개동)은 지난 20일 행정자치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삼양.봉개 선거구는 3만 1800여 명으로, 인구기준을 600명 정도 초과한다며 분구가 불파기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박혜진> 봉개동을 아라동을 선거구와 합친다는 애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 불가능하다고도 했어요?
◆이인> 김경미 의원은 현행 선거법이나 제주특별법상 도의원 선거구에서 분구된 행정동은 다시 다른 도의원 지역구에 합할 수 없다며 제주시 삼양동에서 나눠진 봉개동을 아라동을에 합칠 수 없다는 얘기라고 강조했습니다.
◇박혜진> 제주도의 답변은 뭐죠?
◆이인> 김인영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삼양동과 봉개동을 조정하는 경우 특례를 다시 제주특별법에 담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벌률 개정 사안임을 확인했습니다.
◇박혜진> 서귀포 관광극장 철거 문제도 행정사무감사에서 나왔어요?
◆이인> 오순문 서귀포시장은 어제(22일) 보건복지안전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서귀포관광극장의 북측벽제와 본관 건물은 긴급하게 철거해야 할 필요성이 낮아 보존이나 보강, 개축 등의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혜진> 어떻게 하겠다는 거죠?
◆이인> 오 시장은 서귀포시민이 공감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며 이를 위해 지역주민과 전문가 등으로 추진협의회를 구성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박혜진> 이미 철거된 석축벽제에 대해선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밝혔죠?
◆이인> 오 시장은 이미 철거된 석축벽제에 대해서는 정밀안전진단결과 매우 불안정한 상태라서 불가피하게 철거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