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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섬에 K-사하라 사막?…백령·대청 '지질관광' 새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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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백령·대청 지질공원 체험 2일차
국내 최대 해안사구 '옥죽동 모래사막'
농여·미아해변, 수억년 지각변동 흔적
종착지 백령도의 핵심 '두무진' 장관
백령·대청 지질관광시설 건립도 순항

인천 옹진군 대청도 '옥죽동 해안사구'에 있는 낙타 모형. 박창주 기자인천 옹진군 대청도 '옥죽동 해안사구'에 있는 낙타 모형. 박창주 기자
23일 인천 대청도의 해양관광지가 몰려 있는 옥죽동. 소나무 군락지 속 하늘숲길 데크길로 5분쯤 들어가자 드넓은 하얀 모래언덕이 한눈에 들어왔다. 국가지질공원 명소인 '옥죽동 해안사구'다.
 
사구 곳곳 크고 작은 낙타 모형물이 설치돼 있는데, 바다 쪽이 아닌 모래벌판 쪽만 바라보면 마치 낙타가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국내 해안사구 중 최대 규모로, 이른바 한국의 '사하라' 사막이다.
 
하늘바람으로 불리는 북서풍을 타고 모래입자가 오랜 세월 쌓여 형성된 지형이다. 축구장 10개와 맞먹는 크기였을 땐 아이들이 포대자루로 썰매를 타던 때도 있었다고 한다. '모래 서말은 먹어야 시집 간다'는 속담이 전해질 만큼, 지역 정체성에 모래가 깊게 스며들었다.
 
대청도 옥죽동의 드넓은 해안사구 모습. 박창주 기자대청도 옥죽동의 드넓은 해안사구 모습. 박창주 기자
다만 주민 생활 불편을 초래한다는 민원이 빗발쳐 국가 차원의 대규모 방풍·방사림(바람·모래 막이 숲)을 조성하면서, 모래 면적이 축구장 3~4개 규모로 쪼그라든 실정이다.
 
이에 인천시는 관련 연구용역을 통해 해안사구의 관광 활용도를 높이면서도, 민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사림 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다.
 
곽윤직 지질공원해설사는 "이국적 풍경을 자랑하는 해안사구"라며 "일부 숲 조성 여파로 줄어든 부분은 아쉽지만, 더 매력적인 관광지로 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바랐다.
 

"바람이 빚은 조각상"…대청 해변 곳곳이 '지질교과서'

농여해변 나이테바위 모습. 박창주 기자농여해변 나이테바위 모습. 박창주 기자
해안사구에 인접한 농여해변은 모래보다는 '돌'에 눈길이 쏠렸다. 해변 한편에 우뚝 솟은 '나이테바위'다. 나무를 자른 단면 모양 같다는 뜻이다.
 
나이테바위는 진흙과 모래가 겹겹이 쌓인 뒤 수억 년에 걸쳐 반복적인 건조와 압력을 받아 생성된 거대한 해식 기둥이다. 붉은색이나 회색빛을 띈 여러 얇은 돌판들이 세로로 겹쳐 있는 모양새로,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나무 캐릭터인 그루트를 연상케 하는 조각상 같다.
 
해안선을 따라 20여 분쯤 걸어 도달한 미아해변은 광활한 백사장이 백미다. 백령도 방향으로 모세의 길처럼 바다를 가르며 길게 뻗은 모래 바닷길로, 일명 '풀등'으로 불린다. 바람에 날린 모래가 쌓여 바다 한가운데 화이트 카펫을 깔아놓은 것처럼 이색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백령도 방향으로 모세의 길처럼 바다를 가르며 길게 뻗은 모래 바닷길 '풀등' 모습. 박창주 기자백령도 방향으로 모세의 길처럼 바다를 가르며 길게 뻗은 모래 바닷길 '풀등' 모습. 박창주 기자

이곳에도 10억 년 세월이 묻은 매머드급 바위가 풍채를 드러낸다. 웬만한 작은 산 크기의 '연흔바위' 표면에는 까마득한 옛 바다의 물결과 지질변화의 흔적이 조각무늬처럼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수억 년의 시간이 빚어낸 '지질교과서'인 셈이다.
 
김옥자 해설사는 "청정 백사장과 독특한 암석들이 빼어난 경관을 만들어낸다"며 "수억 년 세월이 녹아든 절벽 연흔(물결무늬)까지 더해져 보다 의미있는 여행을 즐길 수 있다"고 자부했다.
 

백령도 핫플 '두무진'의 절경…지질관광 인프라↑

이날 인천시 백령·대청 지질공원 체험단은 대청도 지질공원 명소를 거쳐 최종 목적지인 맏형 섬 '백령도'로 뱃머리를 돌렸다.
 
기자들을 포함한 체험단은 국가지질공원이자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추진 중인 대청과 백령 지역 관광 거점을 차례로 순회했다.
 
백령도 두무진 일대 모습. 박창주 기자백령도 두무진 일대 모습. 박창주 기자
가장 큰 탄성을 자아낸 건 단연 '두무진(頭武津, 명승지 제8호)'이었다. 기암괴석의 절정으로 백령도 여행지의 으뜸으로 꼽히는 지역이다. 수평선 너머 북한 땅이 보이는 최접경지다.
 
규암이 수억 년 풍화침식 된 촛대바위로, 고층건물 높이의 황금빛 바위들이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장군들이 머리를 맞대고 회의하는 모습 같아 붙여진 이름이다.
 
사곶해변 일대 모습. 박창주 기자사곶해변 일대 모습. 박창주 기자
이외에도 체험단은 천연비행장으로 알려진 사곶해수욕장을 비롯해 사곶해변전망대, 끝섬전망대 등을 방문했고, 마지막 일정으로 콩돌해안과 진촌리 현무암 지대 등의 탐방을 이어간다.
 
이와 함께 국가지질공원 지정에 따라 추진된 관광지원시설 건립 현장도 둘러보고 있다. 대청도 지질공원센터와 백령도 생태관광체험센터 등이다. 모두 공정률 55% 수준으로, 내년 상반기 개관 목표다. 종합 전시실과 교육장, 각종 체험관, 전망대, 편의시설 등을 갖출 예정이다.
 
국가지질공원센터 건립공사 현장. 박창주 기자국가지질공원센터 건립공사 현장. 박창주 기자
이번 체험단 운영은 백령·대청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등재에 힘을 싣기 위한 후속 조치다.
 
우미향 인천시 해양환경과장은 "인천 백령·대청 지질공원이 세계지질공원 지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려는 것"이라며 "글로벌 관광섬으로서의 인식을 확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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