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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尹 면회한 장동혁의 착각…'내란당'에 보수결집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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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말씀과 기도로 무장" 尹 미화한 뒤 "하나로 뭉쳐 싸우자"
'불법 계엄과 탄핵 부정하는 대국민 선포' 비판 직면
보수지지층 마저 쪼개질 수 있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황진환 기자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황진환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오전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서울구치소를 찾아 내란수괴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했다. 장 대표는 다음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에서 "힘든 상황에서도 성경 말씀과 기도로 단단히 무장하고 계셨다"고 근황을 전한 뒤 지지자들을 향해 "우리도 하나로 뭉쳐 싸우자. 좌파 정권으로 무너지는 자유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라고 적었다. 김 최고위원도 "10분의 짧은 시간, 그마저도 장 대표와 저의 눈물로 절반의 시간을 보냈지만, 윤 전 대통령은 기도로 담담히 무장하고 있다"고 했다.
 
당대표 경선 때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해명이 붙긴 했지만 이번 면회는 보수 결집을 호소하기 위한 정치적인 이벤트의 성격이 짙다. 다만 제1야당 대표인 장 대표의 행보에는 중대한 하자가 있다. 국회에 헬기와 무장병력을 투입한 위헌.위법적인 내란사태가 발생한데 대한 사죄와 단절, 쇄신을 건너뛰었다. 탄핵의 강을 건너지 않고 윤석열을 눈물로 면회한 것은 마치 내란 우두머리를 순교자인양 미화하는 것과 다름없다.
 
내란사태 전모가 드러나고 있고, 윤 전 대통령 재임 기간 대통령 부부의 온갖 악폐와 잡스러운 비리가 밝혀지고 있는데도 장동혁 대표가 윤석열과의 면회 뒤 "성경말씀과 기도로 단단히 무장하고 계셨다", "우리도 하나로 뭉쳐 싸우자"고 밝힌 것은 윤 어게인이나 도로 내란당을 표방한 것으로 해석되기에 충분하다. 당장 여당에선 "불법계엄과 탄핵을 부정하는 대국민 선포이자 극우 선동"라는 비판이 나왔다.
 
더욱이 손에 임금 왕(王)자를 쓰고 선거 운동을 했던 이가 윤석열 아니던가? 윤석열,김건희 부부 주변에는 무수한 법사와 무속인, 역술인들이 포진했다. 어느 신을 믿는 지도 알 수 없는 인물에게 유일신이 특징인 기독교의 성경 말씀과 기도로 무장했다니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장 대표가 윤 전 대통령이 기도로 무장했다고 표현하면서 우리는 뭉쳐 싸우자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은 향후 윤석열과의 결별은커녕 윤석열을 정치적 버팀목으로 삼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내란사태 10달 반 지나도 윤 어게인에서 못 벗어나…수권정당 멀어지나

장동혁 지도부의 최근 혐중 행보에 이어 윤석열 면회까지 감행한 일련의 움직임은 극우세력 입맛에 맞을지 몰라도 보수층 결집과는 거리가 멀다. 당장 당내에서는 "당대표가 국민의힘을 나락으로 빠뜨리는데 대해 책임져야 한다"는 등 반발이 터져나왔다. 부동산 정책 비판 등을 매개로 당 지지도 상승을 노리던 국민의힘에 장 대표의 이번 면회는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내란으로 헌정질서가 파괴됐는데도 내란 수괴 윤석열은 이제까지 수사와 재판을 조롱하며 반성의 빛이 없다.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키고 당정일체를 외쳤던 국민의힘은 한 달 보름 뒷면 12.3 비상계엄 1주년이 되는데 여태껏 탄핵의 강을 건너지도 못한 채 윤석열 주변을 맴돌고 있다. 쇄신은 언감생심이다.
 
국민여론에 호응하면서 당 안팎의 합리적인 세력과 함께 가기 보다 극우지지층이나 윤어게인 세력과 보조를 맞춘다면 국민의힘은 보수지지층 마저 쪼개질 각오를 해야 할지 모른다. 관건은 내란세력과의 단절과 반성, 그리고 처절한 쇄신이다. 떨리는 내란의 밤을 기억하는 국민이 많은 이상 내란극복 없이는 수권정당으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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