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이영택 감독. 한국배구연맹'젊은 피'를 자랑하는 여자 프로배구 GS칼텍스가 새 시즌 '다크호스'로 주목받았다.
2025-2026시즌 GS칼텍스의 평균 연령을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면 약 22세에 불과하다. 최고참은 1993년생 김미연에 이어 1998년생 안혜진, 1999년생 유서연이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강소휘(한국도로공사), 한다혜(페퍼저축은행), 최은지(흥국생명)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팀을 떠나보낸 GS칼텍스는 시즌 초 최하위까지 추락하며 고전했다. 하지만 막판 '젊은 피'를 앞세워 6위로 시즌을 마무리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그만큼 젊은 선수들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새 시즌 눈에 띄는 영입은 없음에도 더 높은 성적이 기대되는 이유다.
16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개막 미디어 데이. 행사 전 취재진과 만난 이영택 GS칼텍스 감독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 컵대회가 끝나고 준비할 시간이 얼마 없었다"며 한동안 맞춰가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지난달 막을 내린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KOVO컵) 결과는 아쉬웠다. 준결승까지 올랐으나 한국도로공사(1-3 패)에 발목을 잡혀 우승을 놓쳤다. 이 감독은 "열심히 했고, 잘했다. 하지만 준결승에서는 경기력이 좋지 않아서 마무리가 아쉬웠다"며 "결승전에 올라갔으면 좋은 경험이 됐을 텐데 아쉬웠다"고 돌아봤다.
외국인 선수 없이 뛴 대회였던 만큼 최상의 전력을 점검하진 못했다. 이 감독은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고, 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서 마음만 급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최근 훈련 과정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내비쳤다. 특히 새롭게 합류한 아시아 쿼터 레이나 도코쿠(등록명 레이나)의 활약에 기대를 건다.
이 감독은 "레이나는 기대했던 대로 잘해주고 있고,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는 천천히 컨디션을 올리고 있다"며 "아직 100%는 아니지만, 시즌이 시작하면 본인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GS칼텍스 레이나와 유서연. 한국배구연맹외국인 선수 실바는 지난 2시즌 연속 득점 1위는 물론 1000점을 돌파하는 저력을 뽐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이번 시즌만큼은 실바가 1000득점을 넘기지 않길 바란다. 지난 시즌보다 부담이 적은 시즌을 보냈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 감독은 "공은 세터가 올리는 거라서 세터도 그런 부분을 많이 생각하는 것 같다"며 "연습경기를 보면 실바에게 편중되는 게 아닌, 다양한 분해를 보여줘서 1000득점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웃었다.
결국 세터 안혜진의 역할이 중요하다. 최근 잦은 부상 탓에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던 안혜진이 제 실력을 발휘하면 전력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이 감독은 "몸 상태는 큰 문제 없다. 본인도 올해는 부상을 털어내고 의욕적으로 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혜진이가 들어가면 실바보단 다른 쪽이 살아날 것 같다. 반대로 (김)지원이가 하면 실바를 편하게 할 수 있다"며 "서로 장단점이 있다. 상황에 맞게 변화를 주면서 경기를 치러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선수단 변화는 많지 않다. 하지만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돌풍을 일으키려 한다. 이 감독은 "변화가 없는 만큼 팀워크가 탄탄할 거로 생각하지만, 매일 경기력이 달라서 솔직히 예상하기 힘들다"면서도 "주전에는 변화가 많다. 그런 부분에서 계속 합을 맞추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에는 막판 저력이 무서웠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초반부터 치고 나가길 바라는 이 감독은 "젊은 선수들인 만큼 도전적인 마음으로 패기 넘치는 경기를 해주면 좋겠다"며 "선수들도 내 잔소리를 듣고 열심히 하고 있다.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씨익 웃었다.
나머지 6개 구단 사령탑들은 GS칼텍스를 새 시즌 '다크호스'로 지목했다. 이에 이 감독은 "감사할 따름이다. 하지만 모든 감독들이 그러겠지만, 만족할 만한 전력을 갖추고 시작하는 팀은 없을 것"이라며 "한참 부족하다. 좋게 평가해 주신 만큼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새 시즌 경쟁 구도에 대해서는 "IBK기업은행과 한국도로공사가 모두 예상한 대로 탄탄한 전력을 보여줄 것"이라며 "그 다음으로 GS칼텍스를 뽑은 분들이 많은데 비슷할 것 같다"고 예측했다.
한편, GS칼텍스는 오는 1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IBK기업은행과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2025-2026시즌 대장정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