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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는 '기억친구' 32만명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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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서울 곳곳의 기억친구들은 오늘도 누군가의 이름을 기억해주며, 그 이름이 잊히지 않게 붙잡고 있다. 치매와 싸우는 가장 따뜻한 방법은, 결국 '함께 기억하는 것'이라는 걸 이들이 보여주고 있다.

서울시광역치매센터 홈페이지 캡처서울시광역치매센터 홈페이지 캡처
서울에는 32만 명이 넘는 '기억친구'가 있다. 치매를 앓는 이웃의 손을 잡아주고, 가족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사람들이다.
 
서울시가 2015년부터 운영 중인 시민참여형 인식개선 프로그램 '기억친구'는 지금, 서울의 치매 대응 문화를 바꾸고 있다.
 
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2025 서울시민 치매 및 경도인지장애 인식도 조사'를 보면 시민들의 치매 이해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 치매에 '관심이 많다'고 응답한 시민은 76.6%로, 10년 전보다 29.4%포인트 상승했다. 치매 예방·증상 등에 대한 평균 정답률도 81.6%로 높았다.
 
이 같은 변화의 밑바탕에는 '기억친구'가 있다. 치매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배우고, 환자와 가족을 따뜻하게 돕는 시민 자원활동가들이다. 이들은 치매를 '남의 일이 아닌 나의 일, 우리 동네의 일'로 인식하게 만드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기억친구 리더'는 일반 시민보다 치매 인식도와 친화적 태도 점수가 모두 높게 나타났다. 단순히 정보를 아는 수준을 넘어, 치매 환자를 두려움보다 이해와 공감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민이 늘어난 것이다.
 
60대 A씨도 '기억친구' 교육을 받은 뒤 일상의 시선을 바꿨다.
 
"치매 환자는 멀리 있는 타인이 아니라 우리 동네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작은 관심과 인사만으로도 환자들의 하루가 달라진다는 걸 알게 됐죠."
 
그는 이웃 주민들과 함께 치매안심마을 캠페인에 참여하며, 치매 가족들이 겪는 돌봄 부담을 덜기 위한 지역 모임을 꾸리고 있다.
 
대학생 B씨는 고등학생 때부터 기억친구 활동을 해왔다.
 
"방과 후 프로그램에서 '치매 환자의 고통을 줄이는 방법'을 주제로 토론한 게 계기였어요. 활동을 하면서 치매를 단순히 '노인의 병'으로 보던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죠."
 
또래 친구들과 함께 지역 요양시설을 찾아 말벗 봉사를 이어가는 그는 "치매를 이해하는 사회가 결국 나를 위한 사회"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금까지 31만9천 명의 기억친구를 양성했고, 올해는 치매 예방을 위한 모바일 앱 '브레인핏45'도 운영을 시작했다. 만 45세 이상 시민이 자신의 치매 위험도를 자가 점검하고, 하루 5분씩 뇌 건강 퀴즈를 풀며 예방습관을 기를 수 있는 앱이다.
 
이경희 서울시 정신건강과장은 "서울의 치매 환자 16만 명이 지역사회에서 이웃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며 "치매는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시민 스스로 예방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문화가 확산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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