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국회 법제사법위원들이 15일 대법원 현장검증을 강행한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은 '사법 장악'이라고 반발하고 국회로 복귀해 '반쪽 국감'이 진행됐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국감 마무리 발언을 통해 "겸허한 마음으로 본연의 사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대법원을 상대로 추가 국정감사 실시를 검토하기로 했다.
국회 법사위는 이날 오전부터 대법원 대회의실에서 현장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이틀 만에 두 번째 대법원 국정감사 일정이다.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은 이날 오찬을 마친 뒤 오후 3시 36분쯤 국감을 재개하면서 "법원행정처 안내로 대법정과 소법정, 대법관실로 이동해서 현장을 검증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추 위원장과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거센 항의 속에 국감장을 떠났고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의 안내를 받아 오후 3시 40분쯤 대법정에 도착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사법 장악', '입법 쿠데타'라고 반발하며 파행을 선언하고 국회로 복귀했다. 나경원 의원은 "오늘 검증은 불법이란 것을 이야기하고 검증 중단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일방적으로 검증을 강행했다"며 "한마디로 법원을 압박하면서 대법정, 소법정을 휘젓고 다녔다. 이것은 법원을 점령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은 4분간 대법정을, 3분간 소법정을 둘러보며 '현장검증'을 했다. 이어 9층으로 향해 대법관실을 10여분간 둘러보고 국감장으로 복귀했다. 당초 대법원장실과 서버실도 현장 검증해 이 대통령 선거법 사건에 대한 로그기록 등을 확인하겠다는 방침이었으나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민 의원은 현장검증 이후 취재진과 만나 "대법관 수가 증원될 경우 대법원을 증축해야 할지, 이전해야 할지 또는 사무실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한 기본적인 것을 확인해야 입법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며 "대법원 측의 안내로 원활하게 잘 진행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현장검증을 마친 뒤 국감장으로 복귀해 국감 질의는 오후 4시 30분부터 재개됐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날 국감이 진행될 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추 위원장을 비롯해 여야 법사위원들과 대법원 16층 오찬장에서 점심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법원장은 국감이 종료될 즈음 출석해 마무리 발언을 통해 "겸허한 마음과 굳건한 소명 의식으로 본연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오늘 감사 과정에서 해소되지 않은 부분 중 답변이 가능한 사항은 추후 파악해 법원행정처장을 통해 답변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기대와 요구가 무엇인지 세심하게 살펴 미흡한 부분을 개선하겠다"며 "남은 각급 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와 종합감사가 내실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저와 법원 구성원 모두 성실하고 진지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 의원들은 대법원의 자료 제출과 답변 미흡을 지적하며 종합국감 전 추가 현장 국감을 열 것을 추미애 법사위원장에게 요청했다. 추 위원장은 "추후 논의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