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파견된 수원시 봉사단 활동 모습. 연합뉴스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급증하면서 지방자치단체와 민간단체가 현지에 파견한 봉사·사절단이 조기 복귀하거나 파견을 중단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경기도, 청년기후특사단 조기 복귀 조치
15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는 현재 캄보디아에 가 있는 '청년기후특사단' 34명의 조기 복귀를 추진하고 있다. 혹시 모를 안전상의 문제를 고려한 조치다.
기후특사단은 개발도상국의 기후격차 문제 해소하기 위해 경기도 거주 19~39세 청년들로 구성된 민간사절단이다. 현지에서 나무 심기나 환경 정비, 환경 교육, 기후행동 캠페인, 문화 교류 등의 봉사활동을 한다.
도는 지난해 캄보디아와 필리핀 등 5개국에 처음으로 기후특사단을 파견한 데 이어 올해도 8월부터 몽골, 키르기스스탄, 필리핀 등 3국에 특사단을 보냈고, 이달엔 캄보디아와 라오스에 특사단을 파견했다.
캄보디아에는 40명 중 개인 사정으로 불참한 6명을 제외한 34명이 지난 11일부터 28일까지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었다.
인천시·수원, 의료봉사단 파견 취소
경기 수원시도 자매결연 도시인 캄보디아 시엠레아프로 매년 보내던 봉사단을 올해는 파견하지 않는다. 시엠레아프 수원 봉사단은 2007년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한 매년 현지를 방문했다.
애초 시는 아주대병원과 동수원병원 등 지역 의료진 38명, 민간 봉사단체 12명, 시 공무원 등 80여명 규모의 봉사단을 이달 30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보낼 예정이었다.
그러나 봉사단 규모가 커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고, 정부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을 포함한 주요 11개 주에 '특별 여행주의보'를 발령하는 등 심각하게 우려하는 상황이 겹치면서 올해는 파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인천시도 오는 12월 현지로 파견할 계획이었던 '인천 청년 글로벌 의료봉사단' 모집을 잠정 중단했다. 시는 의료 관련 전공 대학생과 청년 20명을 선발해 캄보디아 일대에서 의료봉사와 공공보건 지원 활동을 할 예정이었다.
이에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의료봉사단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었다. 그러나 외교부의 캄보디아 여행경보 강화(신변안전 유의) 조치와 현지 치안 불안 우려가 커지자 결국 모집을 중단했다.
외교부, 캄보디아 주요 11개 주에 '특별 여행주의보' 발령
앞서 외교부는 지난 10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을 포함한 주요 11개 주에 대해 '특별 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최근 몇 달 사이 한국인을 노린 납치·감금 사건이 잇따른 데 따른 조치다. 외교부가 특정 국가 전역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외교부와 경찰에 따르면 캄보디아 내 한국인 납치·감금 사건은 2022년 20건 내외에서 지난 해 220건, 올해 8월 기준 330건을 넘어섰다. 불과 2년 만에 15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지난 8월에는 '취업 박람회'에 다녀오겠다며 캄보디에 갔던 대학생 A씨가 현지 범죄조직에 납치됐다가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