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총 김종혁 대표회장이 부산 세계로교회를 방문해 교인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앵커]
극우에 대해 선을 긋는 입장을 취해온 한국교회총연합 김종혁 대표회장이 최근 손현보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부산 세계로교회를 방문해 설교를 전했습니다. 한교총 대표회장의 행보를 사회에선 기독교의 입장으로 받아들일 여지가 큰 만큼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승규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한국교회총연합 김종혁 대표회장이 지난 1일 부산 세계로교회를 방문했습니다. 김종혁 대표회장은 이날 수요 예배 시간 설교를 전하며, 예장합동총회 총회장을 지낼 당시 손현보 목사 구속에 대해 항의 성명을 발표했던 사실을 언급한 뒤 성명서를 낭독했습니다. 김 대표회장은 교인들에게 힘을 내라며, 기도 밖에는 답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김종혁 대표회장은 십자가 없는 껍데기 신앙이 한국교회를 망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종혁 대표회장이 방문한 부산 세계로교회는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손현보 목사가 담임을 맡고 있습니다.
손현보 목사는 지난 3월 부산시 교육감 재선거를 앞두고, 모 후보와의 대담 영상을 공개해 불법 선거 운동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고, 지난 6.3 대선 당시에는 김문수 후보의 당선을 목적으로 기도회와 예배를 개최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종교 단체나 구성원은 직접 선거 운동을 해서는 안 됩니다.
손현보 목사는 12.3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세이브 코리아 집회를 주도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손현보 목사는 공예배 시간에 특정 정치인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등 예배 자리를 정치 선동의 장으로 변질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손현보 목사 / 세계로교회 (1월 19일 주일 2부 예배)
"사법부의 사조직을 이제 알게 되었으니 이재명은 끝이다. (이재명은 끝이다!) 중국에는 씨이씨에 하겠다고 말하지만 이재명은 끝이다. (이재명은 끝이다!) 호남에서도 윤대통령 지지율 41%, 이재명은 끝이다. (이재명은 끝이다!. 끝난 줄로 믿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교회 연합기관의 수장이 해당 교회를 방문해 교인들에게 위로를 전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종혁 대표회장은 지난 1월 기자간담회에서 교회는 극우도 극좌도 지지해서는 안 된다며, 극우적 목소리를 내는 목회자들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또 지난 9월 한교총을 방문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게는 "국민의힘과 지난 정부는 무속과 사이비 종교, 군대를 동원해 통치를 하려 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김종혁 대표회장 / 한국교회총연합 (지난 9월 16일)
"야당인 국민의힘과 지난 정부의 경우에는 무속과 사이비 종교와 결탁한 점과 군사 독재의 아픔을 기억하는 국민 앞에 군대를 동원해서 통치하겠다는 발상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그런 면이 있습니다."
보수 기독교를 대표하는 목회자가 국민의 힘 장동혁 대표에게 극우와의 단절을 요구했다는 소식은 큰 관심을 모았고, 일부 지상파 방송 뉴스는 김 대표회장을 초대해 이야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세계로교회 방문에 대해 김종혁 대표회장은 교회 측에서 요청이 들어와 한 번 방문한 것이라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종혁 대표회장 / 한국교회총연합
"세계로교회가 이단 교회도 아니고 정권이나 이데올로기 측면에서 접근하시면 안 되고 나는 순수하게 목사로서 설교를 해 달라 하니까 설교는 내가 어디 가서 하는데 지금까지 내가 목사 안수 받고 지금까지 어디든지 가서 설교했어요. 그러니까."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의 행보를 기독교의 입장으로 사회가 받아들일 여지가 큰 만큼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CBS 뉴스 이승규입니다.
영상 기자 정선택 영상 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