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미국 여야 대치로 의회의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연방정부가 일부 기능을 중단하는 '셧다운' 사태가 9일(현지시간)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내각회의에서 "극좌 미치광이들"이 정부를 셧다운했다면서 "척 슈머(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와 의회 민주당이 연방정부 전체를 인질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정부 운영을 단기간 재개하는 데 필요한 지출법안인 임시예산안을 일단 처리하고 2026회계연도 예산 협상을 계속하려고 하지만 입장차가 커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셧다운이 길어지면 일부 정부 사업 예산을 삭감하고, 연방 공무원을 대거 해고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으로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각회의에서 "우리는 영구적인 삭감을 할 것이며 우리는 민주당의 프로그램만 삭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협박이 얼마나 실제로 이뤄질지, 어느 정도가 협상 전략인지는 불확실하다.
존 튠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공화당 지도부는 대규모 공무원 해고와 취약계층 지원 사업 삭감이 이뤄질 경우 유권자로부터 역풍을 맞을 것을 우려해 최근 백악관에 자제를 당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아직 공무원을 해고하지 않고 있으며 관세 수입을 취약계층 식량 지원 프로그램에 사용하겠다고 하는 등 공화당 지도부의 우려를 경청하는 징후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상원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발의안 임시예산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두 예산안 모두 가결에 필요한 60표를 확보하지 못해 부결됐다.
공화당 지도부는 다시 표결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민주당에서 이탈표가 더 나오지 않는 한 교착 국면을 타개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공화당은 예산 규모를 전년도 수준으로 유지하는 '클린'(clean) 임시예산안을 처리하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임시예산안에 공공의료보험인 '오바마 케어' 보조금 연장 등을 넣자고 요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권력을 남용하고 있고 그가 어떤 전통적인 정치적 합의도 지키리라고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 민주당의 확신이며, 이런 확신이 공화당과 셧다운 대결을 계속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