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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와도 좋아요"…궂은 날씨 속 한가위에 고궁 찾은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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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현궁·경복궁 등 도심 고궁마다 가족 나들이객 발길 이어져

추석 당일인 6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을 찾은 관람객들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주보배 기자추석 당일인 6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을 찾은 관람객들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주보배 기자
"날씨가 안 좋을 거라 생각 못 했는데, 해가 없으니까 오히려 걷기엔 편하네요."
 
긴 연휴를 맞아 대전에서 남동생, 어머니와 함께 서울 종로구 운현궁을 찾은 여은지(29)씨는 "연휴를 맞아 서울 여행에 나섰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의 가족은 추석 당일인 6일 경복궁, 서울 광화문 광장 등 서울 도심 곳곳을 찾을 예정이다.

이처럼 추석 연휴 기간 흐린 하늘에선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서울 도심 곳곳에는 가족들과 나들이에 나선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서울 종로구 운현궁 앞마당에는 한옥 지붕을 타고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미국에 거주하는 오용숙(64) 씨는 운현궁을 찾아 "날씨는 안 좋지만 바깥에 나오니까 너무 좋다"며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이민을 갔기 때문에 평소 궁에 와볼 기회가 없었다. 왕이 될 분이 살았던 집(운현궁)이라 꼭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울 도심 대표 고궁인 종로구 경복궁 정문에는 궁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비로 젖은 돌길 위로 아이들은 장화를 신고 첨벙거리며 뛰었고, 우산을 쓴 부모들은 그 뒤를 따라가며 사진을 찍었다. 일부 외국인 관광객들도 한복을 입고 고궁 곳곳을 누비며 명절의 정취를 함께 즐겼다.

추석 당일인 6일 서울 종로구 운현궁을 찾은 시민이 입구로 들어서고 있다. 주보배 기자추석 당일인 6일 서울 종로구 운현궁을 찾은 시민이 입구로 들어서고 있다. 주보배 기자
부산에서 아내와 초등학생 두 아들과 함께 경복궁을 찾은 진채완(46) 씨는 "내일도 비가 온다기에 오늘은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며 "TV와 책에서만 보던 경복궁을 직접 보니까 아이들이 정말 신기해한다"고 했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홍선아(35)씨와 남편 김민환(32)씨 역시 생후 8개월 된 아기와 함께 궂은 날씨를 뚫고 경복궁 산책에 나섰다. 홍씨는 "추석이기도 하고 아기가 이제 처음 외출을 해보는 거라 역사적인 공간을 보여주고 싶었다. 비는 오지만 사람도 많지 않고 한적해서 오히려 좋다"며 "아이에게 평소 좋아하던 경회루를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쯤 경복궁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은 광화문 앞에서 열린 파수 의식도 관람했다. 파수 의식은 조선 시대 궁궐의 정문인 광화문을 지키던 수문장과 수문군이 근무 교대를 하며 궁을 수호하던 장면을 재현한 전통 행사다. 광화문에서는 하루 두 차례(오전 11시, 오후 1시) 의식이 진행된다.
 
빗방울이 잠시 얇아진 광화문 앞은 관람객들이 둘러섰고, 전통 의상을 갖춰 입은 수문장들이 깃발을 들고 등장하자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추석 당일인 6일 궂은 날씨에도 서울 종로구 경복궁 광화문 앞에서 진행되는 '파수 의식'을 관람하기 위해 시민들이 모여 있는 모습. 주보배 기자추석 당일인 6일 궂은 날씨에도 서울 종로구 경복궁 광화문 앞에서 진행되는 '파수 의식'을 관람하기 위해 시민들이 모여 있는 모습. 주보배 기자
광주광역시에서 이른 새벽 출발해 서울에 도착했다는 이정수(66) 씨는 "식구들끼리 화목도 다지고, 우리 전통도 직접 보고 싶어서 나왔다"며 "왕궁을 지켰던 사람들이 교대하는 건 어떻게 이뤄질까 싶어서 한 번 와 봤다. 외국인이 정말 많다"고 말하며 웃었다.
 
궂은 날씨에도 한가위 맞이 행사가 도심 곳곳에서 열린다. 올해 처음 선보이는 순수공연 예술축제 '서울어텀페스타'가 4일 서울광장에서 막을 올리고, 23년 역사의 '서울거리예술축제'는 6~8일 서울광장, 청계천 일대에서 열린다. 11일에는 노들섬에서 생활 예술가 500여 명이 참여하는 '서울생활예술페스티벌'이 열린다.
 
서울의 경복궁ㆍ창덕궁ㆍ덕수궁ㆍ창경궁 등 4대 궁은 연휴 기간 동안 입장료 없이 관람할 수 있다. 서울시는 추석 연휴 동안 서울시립미술관, 서울공예박물관 등 주요 문화시설을 휴무 없이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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