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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들어온 면세업계…"中무비자 입국+반일정서 겹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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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라·신세계免, 중국인 여행객 유치전 치열
中 SNS선 한국 면세점 휴일·가격·환급 등 '꿀팁' 공유 급증
"韓, 같은 고통 겪은 나라"…영화 '731' 반일감정 영향도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명동점의 한 화장품 매장 근처에서 중국인 가족으로 보이는 단체관광객들이 화장품 가격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 양지훈 인턴기자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명동점의 한 화장품 매장 근처에서 중국인 가족으로 보이는 단체관광객들이 화장품 가격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 양지훈 인턴기자
중국 단체관광객(遊客·유커)의 한국 무비자 입국이 본격 시행되면서 국내 면세업계가 유커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최근 중국에서 개봉한 영화 '731'이 중국인들의 반일감정을 자극하면서 중국 관광객들의 행선지가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목 맞은 면세업계, 유커 유치 총력전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명동점의 한 매장에서 옷과 모자를 둘러보는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의 모습. 양지훈 인턴기자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명동점의 한 매장에서 옷과 모자를 둘러보는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의 모습. 양지훈 인턴기자
6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정책 시행에 맞춰 텐진발 크루즈 '드림호'가 인천항에 도착했다. 승객 2천 명 중 1700여 명이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을 비롯해 서울 주요 관광지를 방문했다.
 
처음 한국을 찾은 20대 중국인 여성 관광객 A씨는 같이 온 엄마를 뿌리치고 서울 명동의 한 면세점을 바쁘게 돌아다녔다. A씨는 "브랜드가 정말 다양하게 모여 있어서 백화점 면세점을 찾았다. 할인도 많다고 들었는데, 엄마는 마음에 드는 화장품을 찾았고 저도 향수 중에 맘에 드는 걸 골랐다. 한국에만 있는 브랜드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남성 관광객 B씨도 한국에 와서 돈을 벌게 됐다며 자화자찬을 쏟아냈다. B씨는 "제가 지금 이 화장품 하나를 사면 최소 300위안(약 6만원)은 벌게 되는 셈이다. 아내에게 줄 선물로 안성맞춤이기도 하니 그냥 믿고 사는 거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10월 한 달 동안 1만명 규모 중국 단체관광객을 서울·부산·제주점에 유치할 계획이다. 비자 절차 간소화로 2·3선 도시 중심 단체객 공략, 광저우·칭다오 현지 여행사 협력 강화, 관광통역사 200여 명 초청 등 사전 마케팅도 확대했다. 명동본점 상품 구성과 알리페이·위챗페이 프로모션도 강화해 쇼핑 편의성도 높였다.
 
신라면세점 서울점에도 드림호 크루즈 단체객들이 몰려들었다. 면세점 측은 꽃다발 환영행사와 함께 인기 화장품 최대 60% 할인, 골드패스 혜택을 제공하며 쇼핑환경을 재정비했다. 동시에 중국 현지 사무소 및 여행사와 협업해 LED 전광판 환영행사, K-POP 팬미팅 등 대형 단체유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도 무비자 정책과 국경절·추석 연휴에 맞춰 '복(福) 마케팅'을 전개하며 단체·개별 관광객 잡기에 나섰다. 국경절 첫 주 4천명 입점(전년比 37%↑)을 예상하고 연말까지 총 14만명(비즈니스 단체 6만명 포함) 유치를 목표로 한다.
 

中 SNS서도 남다른 '한국사랑'…후기·정보 실시간 공유

 
중국 SNS 샤오홍슈에 게시된 '2025년 중추절 한국 백화점 휴무일' 안내 카드. 추석에 한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전통음식도 함께 소개됐다. SNS 캡처 중국 SNS 샤오홍슈에 게시된 '2025년 중추절 한국 백화점 휴무일' 안내 카드. 추석에 한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전통음식도 함께 소개됐다. SNS 캡처
유커의 한국 여행 수요 급증은 중국 SNS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24일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홍슈(小红书)'에서는 한국 관련 게시물들이 실시간으로 확산되고 있었다. '韩国旅游(한국여행)', '首尔(서울)', '仁川机场(인천공항)', '济州岛(제주도)' 등 키워드는 해시태그 상위권에 올랐으며, 인기 게시글은 수백 개의 '좋아요'와 수십 건의 댓글을 기록했다.
 
게시물에서는 △입국심사 간소화 후기 △여권 자동등록기 이용법 △한국 편의점 결제 방식 △약국 쇼핑 노하우 △면세점 브랜드별 가격 비교 정보 등이 실시간으로 공유됐다. 일부 게시글에서는 '디올은 한국이 중국보다 싸다', '다이소는 환율 계산이 편하다', '아리따움은 텍스 리펀드가 빠르다'는 등 여러 쇼핑 후기들이 올라와있었다.
 
특히 과거 보따리상(다이궁) 중심의 쇼핑 흐름과 달리, 최근에는 20~30대 중국 여성들을 중심으로 개인 소비 열풍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한국 약국, 올리브영, 면세점 관련 게시글에는 대규모 할인 기간에 대량 구매를 뜻하는 '羊毛(하오양마오, 양털을 뽑다)'란 표현이 댓글에 다수 등장했다. 실제 일부 인기 게시물에는 '9월 말에 서울 간다', '쇼핑 리스트를 다 짜놨다'는 댓글들이 연이어 달리기도 했다.
 

"반일감정에 따른 반사이익"…영화 '731'의 영향

 
'한국 시내면세점에서 디올을 20% 저렴하게 살 수 있다'며 후기를 공유한 중국 샤오홍슈 게시물. SNS 캡처'한국 시내면세점에서 디올을 20% 저렴하게 살 수 있다'며 후기를 공유한 중국 샤오홍슈 게시물. SNS 캡처
최근 중국에서 개봉한 영화 '731'가 이번 유커의 한국 여행 수요를 끌어올린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해당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포로와 민간인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자행한 일제 731부대를 다뤘다.
 
중국 내 누적 관객 수는 지난 8월 기준 약 3833만 명, 흥행 수익은 14억8천만 위안(약 2조7천억 원)에 달한다. 중국 SNS에서도 '731부대에 한국인도 피해자였다', '한중 우호는 일본에 달렸다'는 댓글이 달리는 등, 이번 영화를 계기로 중국 내 반일정서는 극에 치달은 상황이다.
 
한양대 관광학과 김남조 교수는 "영화 '731' 개봉으로 국내 관광이 반사효과를 누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면서 "과거에도 일본을 회피하고 한국으로 관광 수요가 전이되는 흐름이 나타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이 시행되면서, 중국인의 한국 여행 수요가 당분간 더 늘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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