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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신풍속…귀향 대신 '카톡용돈+혼추+해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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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송금·온라인 선물하기…'비대면 명절' 대세
당근마켓엔 "전 같이 먹어요"…편의점은 '혼추족' 선물세트 확대
소비쿠폰 활용해 선물 구매…달라진 유통업계 명절 풍경

설 연휴가 역대급 장기 휴일이 되면서 명절 풍경도 급변하는 모양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귀향 대신 해외여행을 가거나, 지역기반 온라인 플랫폼에서 명절을 같이 보내는 이웃을 구하는 모습이 관측되고 있다.
 
명절 선물을 전달하는 방식도 '카카오톡 용돈보내기'로 대체되는 등, 추석 풍속도 급격히 디지털화되고 있다.
 

"카톡 용돈으로 대신했어요"…귀향 없이도 '명절 OK'

 
한 직장인이 추석에 부모님을 찾아뵙는 대신 카카오톡 '송금' 기능으로 용돈을 드리겠다는 내용의 메시지 캡처. 양지훈 인턴기자한 직장인이 추석에 부모님을 찾아뵙는 대신 카카오톡 '송금' 기능으로 용돈을 드리겠다는 내용의 메시지 캡처. 양지훈 인턴기자
직장인 A(33)씨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가까스로 호주행 항공권을 예매하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부모님이 걸렸다. 명절을 성의 표시도 없이 넘어가기엔 마음이 불편했던 것.
 
그는 결국 공항으로 향하는 지하철 안에서 카카오톡을 열었다. '용돈보내기' 버튼을 누른 뒤 "엄마, 이번 추석은 좀 쉬고 올게요. 맛있는 것 사드세요"라는 짧은 메시지도 추가했다.
 
'추석=귀향'이라는 공식이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무너지고 있다. 명절 연휴를 해외여행에 가거나 여가생활을 하는 데 쓰는 등, '명절=휴가'란 인식이 자리 잡은 모양새다.
 
추석 명절 해외여행객 수의 증가는 숫자로 확인된다. 놀유니버스가 투숙·이용객 기준 NOL, NOL 인터파크 투어, 트리플의 해외여행 예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3일부터 오는 12일 해외 항공권 예약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네이버·카카오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선물하기' 서비스도 명절 특수를 맞아 덩달아 호황을 누리고 있다. 특히 이제는 상대방 전화번호만으로도 선물과 메시지를 간편하게 전할 수 있어 선물 문화가 한층 가벼워졌다.
 

당근에서는 "명절 음식 같이 먹어요"…'혼추족' 생존법

 
추석을 앞두고 '전+떡 같이 드실 분' 제목의 게시글 캡처. 당근마켓 캡처추석을 앞두고 '전+떡 같이 드실 분' 제목의 게시글 캡처. 당근마켓 캡처
가족 대신 처음 보는 동네 이웃과 추석을 맞이하는 '혼추족(혼자 추석을 보내는 사람들)'도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가족도, 여행 계획도 없는 직장인 B씨는 올해 추석이 유난히 길다는 사실이 부담스러웠다. B씨는 연휴를 조금이라도 즐겁게 보내기 위해 당근 어플을 켰다.
 
'추석'을 검색하자 '전·떡 같이 드실 분 구해요'라는 제목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부부인데 함께 전을 나눠 먹자는 제안이었다. '술은 제가 준비하겠습니다'라는 댓글도 달렸다.
 
한참을 망설이던 B씨도 '동참하겠습니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생면부지인 이들은 추석 당일 신림동의 한 교회 앞에서 전을 함께 나눠 먹을 예정이다.
 

'소비쿠폰 수혜' 편의점도 '혼추 특수'에 선물세트 확대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GS25에서 선물세트 홍삼과 흑삼 2종을 판매하고 있다. 양지훈 인턴기자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GS25에서 선물세트 홍삼과 흑삼 2종을 판매하고 있다. 양지훈 인턴기자
이재명 정부가 2차 소비쿠폰을 포함한 내수 진작책을 내놓으면서 명절 전후 편의점·마트·온라인몰의 명절 선물 판매가 늘었다. 특히 소비쿠폰의 최대 수혜지로 꼽히는 편의점에선 소용량·프리미엄 제품과 함께 '배송·픽업형' 명절 상품을 앞다퉈 출시하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실제 편의점에서 소비쿠폰을 이용해 명절 선물을 구매하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서울 양천구의 한 GS25 점주 C씨는 추석선물세트를 소비쿠폰으로 사려는 고객이 부쩍 늘었다며 "특히 한삼인 홍삼본골드가 1+1 행사 중이라 가장 많이 팔렸다"고 말했다. 일부 고객은 계산 전 잔여 소비쿠폰 결제 가능 여부를 확인했다고도 전했다.
 
전문가들은 달라진 추석 풍경을 △'가성비'와 '체험'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소비 행태와 △디지털 플랫폼의 안정성이 맞물린 구조 변화로 진단했다.
 
인천대 소비자학과 이영애 교수는 "'꼭 고향에 가야 한다'는 당위 대신 불편하지 않은 방식으로 명절을 보내려는 자기중심적·가성비 중심의 소비 성향"이라면서 "단순히 귀향을 생략하는 것이 아니라, 선호하는 체험만 남기고 나머지는 디지털 방식으로 대체하려는 선택적 소비 경향"이라고 설명했다.
 
당근마켓 등 지역 기반 디지털 플랫폼이 오히려 사회관계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안정성을 강화하는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아주대 경영학과 이종우 교수는 "MZ세대는 펜데믹 이후 참여하는 모임이 적은데, 익숙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관계 욕구를 해소하려는 것"이라며 "지역기반 온라인 플랫폼은 회원가입 등 신원 확인을 거쳐야 해서 익명성이 주는 불안을 낮추는 안정성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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