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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스와프 체결, 3500억 달러 대미 현금투자 '치트키'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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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스와프 제안…3500억 달러 4년 간 갚아도 이자만 101.4조
'외환 부족 국가' 오명도…체결해도 현금투자 땐 '차악' 불과
"혁신성장 예산 5년간 380억 달러와 비교해 과도한 투자규모"
미래 성장동력 상실 불가피해 한미 협상 교착상태 장기화 관측

연합뉴스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의 3500억달러(약 490조원) 대미투자 협상이 교착상태인 가운데 우리가 제안한 '통화스와프 체결'도 만능열쇠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최소화할 대미투자 방식은 대출과 보증 등 간접형태가 유일하다는 분석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 등 따르면, 한국은 최근 대미투자 관련 MOU(양해각서) 수정안을 미국에 발송했다. 한국은 MOU 수정안을 통해 무제한 통화스와프 체결과 한국이 투자 원금의 90%를 회수하고, 직접 투자 비중을 5%로 제한하는 등 3가지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최대한 충실하게 협상에 임하고 있다"면서 "(MOU 수정안에 이어) 미국 요구에 맞추려면 한미 간 통화스와프가 필요조건이라는 얘기까지 전달했으나, 답변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또 미국 측이 일본과의 MOU 안을 보내며 압박했다는 사실도 공개하면서 "비공식적 경로로는 '한국을 밟는다고 밟아지는지 한번 보라, 밟는 발도 뚫릴 것' 같은 말도 주고받는다"고 했다.
 
김용범 정책실장. 연합뉴스김용범 정책실장. 연합뉴스
앞서 1일(현지시간) 한미 재무당국이 환율정책에 합의하며 외환시장 상황 및 '안정(Stability)'을 모니터링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것도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을 염두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NH투자증권 권아민 연구원은 "이번 환율협상에서 일본, 스위스와 달리 한국 측 요구로 '안정'이라는 문구를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대미투자 재원 조달 관련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 등을 포함해 환율 급등을 우려한 당국의 포석이라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관세협상 후속 논의는 미국이 3500억달러 대미투자를 현금으로 선불 지급해야 한다고 압박하면서 교착상태에 빠졌고, 한국은 통화스와프 체결을 제안한 상태다.
 
3500억달러는 외환보유고의 84%에 달하는 규모로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면,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이상의 위기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 정치권은 물론 금융권도 이견이 없다. 원달러 환율도 최소 100원 이상 급등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통화스와프는 서로의 통화를 담보로 통화를 교환하는 것으로 체결되면 외환 안전망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외환보유고를 소진한 뒤 다시 적립하는 것보다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통화스와프도 만능이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류영주 기자류영주 기자
만기가 1년 이하로 짧고, 만기 때 원리금과 동시에 이자도 동시에 상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 이승훈 연구원이 추산한 결과,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면 예상되는 금리는 5.5% 전후다. 3500억달러를 4년간 갚으면 이자비용만 724억달러(약 101조 4천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통화스와프를 상시적으로 사용하면 전 세계에 '외환 부족 국가'라는 인식을 줄 수 있고, 불필요한 외환시장 교란을 유발할 가능성도 상당하다.
 
이 연구원은 "통화스와프는 금융안정에 기여할 요인이기 때문에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려는 노력은 의미가 있다"면서도 "이를 손쉬운 달러 조달 수단으로 인식하고 빈번히 사용할 경우 부작용이 클 수 있다는 점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통화스와프를 체결해도 3500억달러를 현금투자한다면, 통화스와프 없이 현금투자하는 최악의 상황에 이은 '차악'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투자증권 하건형 연구원은 "국정과제 5개년 계획에서 혁신 성장 관련 예산이 54조원(380억달러) 배정된 점을 고려하면 대미투자가 직접투자 형태로 확정될 경우 투자 규모가 과다하다"면서 "정책에 의한 자본 유출은 국내 산업 공동화를 가속화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상실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즉 국내 기업 투자 위축과 기술 개발 지연, 양질의 일자리 감소로 한국 잠재성장률을 떨어트리는 구조적 원인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하 연구원은 통화스와프 체결 여부와 관계없이 대미투자가 대출과 보증 등 간접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을 이상적인 시나리오로 꼽았고, 현실적으로는 협상의 교착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을 예상했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서 높은 변동성을 유지하는 상황이 장기화할 수 있고, 주식시장이 관련 뉴스에 따라 오르내리며 외국인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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