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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새역사' 재일 한국인 이상일 "'국보' 흥행, 질문으로 이어져야"[30th BI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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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국보' 기자회견
재일 한국인 감독 최초 일본 천만 영화 탄생 대기록

이상일 감독(오른쪽)과 배우 요시자와 료가 21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프레젠테이션 '국보'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상일 감독(오른쪽)과 배우 요시자와 료가 21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프레젠테이션 '국보'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일 한국인 감독 최초 일본 천만 영화 탄생이라는 대기록을 쓴 이상일 감독이 '국보'를 통해 부산을 찾았다. 그는 "천만은 상상도 못 했다"며 이번 흥행을 통해 영화인이 가져야 할 질문과 고민을 전했다.
 
21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국보' 기자회견에는 이상일 감독과 주연 배우 요시자와 료가 참석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작가 요시다 슈이치의 베스트셀러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한 '국보'는 야쿠자의 아들로 태어나 격동의 시대를 살아가며 가부키 무대의 완성을 꿈꾸고, 마침내 '국보'의 반열에 오른 예술가의 일생을 그리고 있다. 
 
이상일 감독은 이전에도 요시다 슈이치 작가의 '악인' '분노'를 영화화한 바 있다. 이 감독은 "요시다 슈이치 작가님과 3번째 같이 작업하게 됐는데, '국보'는 전작들과 다른 면도, 같은 면도 있다"며 "공통점은 인간이 짊어진 '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악인'과 '분노'에서는 살인 등 어두운 면에 초점을 맞췄다면, '국보'는 예술, 가부키가 중심"이라며 "예술가로서 살아가는 것, 그렇기에 얻는 것과 잃는 것, 가부키 혈통을 타고난 인물과 외부에서 온 인물 간의 혈통이 있고 없고의 상황들이 많이 담겨 있다"고 이야기했다.
 
영화 '국보' 스틸컷. 부산국제영화제 제공영화 '국보' 스틸컷.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예기치 못한 아버지의 죽음으로 일본 전통 연극 가부키 명문가에 편입된 기쿠오는 친구이자 라이벌인 슌스케와 인연을 맺는다. 이후 50년 동안 두 남자는 무대 위에서 그리고 무대 뒤에서 우정과 갈등, 선망과 질투, 연민과 애증이 교차하는 관계를 이어가며 '궁극의 아름다움'을 향한 갈망을 키워간다.
 
이 감독은 "혈통을 타고났기에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혈통을 타고난 사람은 나름의 업을 짊어지고 있고 외부에서 온 사람도 나름의 업과 고뇌가 있다"며 "서로 짊어지고 있는 걸 갖고 예술가로서 살아가며 정체성을 찾아가는 영화"라고 했다.
 
이어 "이건 나를 포함한 일반적인 사람들이 걸을 수 있는 인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도로 예술을 추구하며 나아가는 사람만이 볼 수 있는 풍경이 있다"면서 "우리는 그 풍경을 통해 감동을 얻는다. 그런 삶을 그려내고 싶었다"고 전했다.
 
기쿠오 역을 맡은 배우 요시자와 료는 "가부키가 소재이긴 하지만, 연기자의 인생을 그린 작품이기에 보편적인 주제이기도 하다"며 "가부키를 잘 몰라도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배우 요시자와 료가 21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프레젠테이션 '국보'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배우 요시자와 료가 21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프레젠테이션 '국보'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요시자와 료는 '국보'에서 가부키 배우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촬영 전 1년 반가량 연습에 매진했다.
 
요시자와 료는 "크랭크인 하기 전에는 어떻게 아름답게 보일지 준비했는데, 막상 촬영에 들어갔을 때는 감독님께서 단지 아름답게만 춰서는 안 된다고 하셨다"며 "연기하면서 어떤 불순물 없이 자신의 감정을 전부 다 밖으로 표출해야 한다고 말씀하셔서 그런 장면을 여러 번 도전해서 찍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굉장히 어려운 디렉션이었다"면서도 "단순히 가부키 배우가 아니라 연기하는 배우가 나와서 감정대로 표현하며 춤을 춘다는 게 의미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감독님 작품에 출연하면서 한층 성장하게 됐다"며 "연기만을 고민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한 신 한 신 대사 하나하나 공들이고 시간을 들여서 몰두해서 찍은 사치스러운 시간이었다. 연기와 감정에만 몰입해서 현장에 이을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이렇듯 '국보'에는 낯선 듯 익숙하면서도, 가부키라는 예술의 길을 걷는 사람들이라는 특수한 이야기 중에도 보편성이 담겼다. 이에 제78회 칸 영화제 감독주간 부문을 시작으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까지 세계 유수 영화제의 초청을 받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보'는 개봉 102일 만인 지난 15일 1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춤추는 대수사선2: 레인보우 브릿지를 봉쇄하라'(2003년)에 이어 일본 전체 실사 영화 흥행 2위에 등극했다.
 
이상일 감독이 21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프레젠테이션 '국보'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상일 감독이 21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프레젠테이션 '국보'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재일 한국인이 일본 실사 영화 흥행의 역사를 바꾼 것에 대해 전 세계도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제98회 미국 아카데미상 국제장편영화상 일본 대표작 출품 소식까지 알렸다.
 
일본 내에서도 '실사 영화 제작비 10억 엔의 한계' '3시간 넘는 영화는 히트하지 못한다' 'TV방송사가 주도하지 않으면 히트하지 못한다'는 3개의 상식을 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이상일 감독은 "'국보'의 흥행으로 일본 내 프로듀서들이 기뻐하는 분위기"라며 "TV 파생 작품도 아니고 순수 문학 작품에서 시작된 전통적인 영화이기에 이러한 흥행을 순수하게 기뻐하는 분도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현상이 이어질 거라는 생각은 하고 있지 않다"며 "결국 감독, 프로듀서, 배우 등 영화인에게 있어서 각자에게 영화는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해서 무엇을 찍으면 관객이 좀 더 기뻐할 것인지 계속 추구하며 고민해야 할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요시자와 료는 "'국보'가 유수 영화제에 초청받고, 해외 관객분들도 기뻐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며 "어떻게 보면 계속 영화를 마주하며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만들어가는 방법밖에 없는 거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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