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강릉의 한 아파트에 시간대별 제한급수 해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전영래 기자"수돗물이 계속 나와요. 제한 급수 해제에 가슴이 뭉클합니다"
사상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원 강릉지역에 최근 '단비'가 잇따르면서 강릉시가 저수조 용량 100톤 이상을 갖춘 아파트 113곳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제한 급수를 지난 19일 오후 6시를 기해 전면 해제했다.
강릉시는 지난 19일 오후 아파트 관계자들과 3차 간담회를 개최한 결과 "최근 내린 강우로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상승하고, 이번 주말과 다음 주에도 비가 예보돼 있다"며 "그동안 추진한 시민 절수가 어느 정도 정착돼 절수 효과가 나타남에 따라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아파트에 실시된 제한급수를 해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오전 6시부터 9시,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하루 2차례, 각 3시간씩 물을 공급하던 아파트 제한 급수가 같은 날 오후 6시부터 해제했다. 다만 가구별 수도 계량기 75% 잠금 등 현재 시행하고 있는 절수 조치와 방침은 유지한다.
19일 강릉시가 아파트를 대상으로 시행하던 제한 급수를 해제하면서 강릉의 한 아파트에 오후 9시 이후에도 수돗물이 나오고 있다. 전영래 기자제한 급수가 해제되자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은 "이제 화장실 변기물 안받아도 되는 건가요", "단수 해제됐으니 파티라도 열여야 겠네", "이제 늦은 저녁에도 맘껏 씻을 수 있겠네요. 그동안 모두 너무 고생 많았습니다", "단수 해제 소식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물이 얼마나 소중한 지 온몸으로 느꼈다"며 시간제 단수 해제를 반겼다.
또한 각종 지역 커뮤니티에는"이번 단수를 통해 물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달았다. 단수는 해제됐지만 개인적으로 절수를 실천해야 겠다. 이번 주말에 제발 많은 비가 내려 완전히 해갈되길.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쭈욱 올라가 재난사태가 끝났으면 좋겠네요" 등 물 절약에 대한 중요성과 가뭄 해갈을 기원하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김홍규 시장은 "그간 시간제 제한급수에 동참해주신 아파트 거주 주민분들께 감사드린다"며 "현재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28%대로 증가세에 있으나 여전히 평년 저수율에 비해 낮은 상황으로 가을·겨울철 가뭄을 대비한 시민들의 지속적인 물 절약 동참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지난 17일 오후 호우특보 속 비가 내리고 있는 강릉 오봉저수지. 전영래 기자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9일 오후 11시 30분 기준 강릉지역 87%의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29%(평년 72.3%)를 기록해 전날 24.6% 보다 4.4%p 상승했다.
앞서 지난 12일 역대 최저치인 11.6%까지 떨어지면서 10%대 붕괴 위기에 직면했지만, 최근 100mm 안팎의 잇단 단비로 30% 가까이 저수율이 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강릉을 비롯한 동해안 지역에는 이날 오후부터 또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오는 21일 오전까지 예상 강수량은 20~60mm(많은 곳 남부동해안 80mm 이상)로 가뭄 해갈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지 주목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20일 새벽부터 오전 사이 강원 영서남부와 영동지역을 중심으로 시간당 20~30mm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며 "영서지역은 20일 오전 대부분 그치겠으나 영동지역은 21일 오전까지 이어지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