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키멀. 연합뉴스미국 ABC방송이 간판 심야 토크쇼 '지미 키멀 라이브'의 방송을 무기한 중단하기로 하면서, '찰리 커크 피살'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비판 세력에 가하는 정치 외압이 지나치다는 논란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커크 사건을 기화로 이른바 '사상 검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을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찰리 커크의 죽음을 기뻐하는 외국인들에 대해 비자를 취소하고 추방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분위기속에서 찰리 커크를 비판하거나 죽음의 의미를 축소하는 글을 SNS에 올린 미국 직장인들이 잇따라 해고되거나 징계를 받고 있다.
몇몇 기업들은 아예 커크의 죽음과 관련해 부적절한 처신을 한 직원들을 징계·해고했다는 글을 스스로 올리기도 했다.
언론·방송도 예외는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을 곧잘 비판해왔던 코미디언 지미 키멀은 지난 15일 방송에서 "마가(MAGA·트럼프 핵심 지지충) 세력이 커크를 살해안 아이를 자신들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규정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고, 이번 이로 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브렌던 카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수 있으며, 왜곡 발언이 반복되면 벌금 부과나 허가 취소 조치도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카 위원장은 지역 방송사들에게는 "이런 쓰레기같은 콘텐츠는 필요없다고 말해야한다"며 송출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후 ABC방송은 "지미 키멀 라이브가 무기한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된다"고 밝혔다.
MSNBC는 커크의 과격한 언행이 총격의 원인이 됐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매튜 다우드 정치분석가를 해고하기도 했다.
카렌 아티아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도 커크 피살 사건 직후 올린 SNS 게시물 때문에 직장을 잃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 총리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지미 키멀'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는 "그걸 표현의 자유라고 부르든 말든 지미 키멀은 재능 부족으로 해고된 것"이라며 "시청률이 매우 낮았고, ABC방송은 오래전에 그를 해고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지미 키멀' 퇴출과 관련해 극단주의 폭로를 목표로 하는 비영리단체 '진실이 승리한다'(Truth Wins Out, TWO)는 "우파 진영이 분노를 무기화해 반대 의견을 침묵시키고 언론사를 위협하고 있다"며 "상상하지 못한 차원으로 확장된 새로운 매카시즘"이라고 비판했다.
'개인의 권리와 표현을 위한 재단'(The Foundation for Individual Rights and Expression, FIRE)도 성명을 통해 "기관들이 정부의 압력에 저항하는 법을 배우기 전까지, 대통령이 심야 토크쇼 진행자를 좌지우지 하는 나라에 사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