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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vs "창작"…전주시립예술단 '각시바우 사랑' 저작권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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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립예술단 측 "저작권 찾기 위해 민사소송"
작사가, 한국저작권위원회 어문저작물 등록
"저작권 침해 바꾸고 싶어" 국민청원 등 문제 제기

전주시립예술단의 뮤지컬 '각시바우 사랑'. 전주시립예술단 제공전주시립예술단의 뮤지컬 '각시바우 사랑'. 전주시립예술단 제공
전주시립예술단의 창작음악극(뮤지컬) '각시바우 사랑'을 두고 저작권 분쟁이 불거졌다.
 
연극을 뮤지컬로 바꾸는 과정에서 연극 대본 원작자가 뮤지컬 작사 대본을 두고 "단순 편집으로 가사로 인정할 수 없다"라고 공연에 이름을 올리지 않으면서다.
 

"작사 인정 못 해"…전주시립예술단 측 작사가 고소

18일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전주시립예술단 측은 "작사가 A씨가 원작자 허락 없이 한국저작권위원회에 저작권을 등록하고 '저작권을 뺏겼다'는 허위 주장으로 극단의 명예를 훼손했다"라며 민사소송과 함께 전북 전주완산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전주시립예술단 사무국장이자 각시바우 사랑 연극 대본 원작자 B씨에 따르면 그는 해당 각시바우 사랑 어문저작물을 최초 작성해 '연극'으로 공연을 올렸다. 그런데 지난 2023년 해당 어문저작물(연극 대본)을 뮤지컬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작사가 A씨와 갈등이 빚어졌다.

B씨는 모 작곡가와 계약하며, 자신의 연극 대본을 건넸다. 이후 작곡가는 지인이던 작사가 A씨에게 가사 편집 및 작사를 의뢰해 '각시바우 사랑' 뮤지컬 대본이 최종 탄생했다.
 
'각시바우 사랑' 뮤지컬 공연이 올라가기 전 A씨는 작사가로 이름을 올려줄 것을 요청했지만, 극단 사무국장인 B씨가 이를 거절하며 문제가 불거졌다.

각시바우 사랑 의뢰 전 후 대본 그래픽. 김현주 뉴미디어 크리에이터각시바우 사랑 의뢰 전 후 대본 그래픽. 김현주 뉴미디어 크리에이터
전주시립예술단 측이 "기존 원본에서 송폼 구성(이미 존재하는 가사를 그대루 두되 곡의 형식에 맞춰 분절 등을 하는 것)만 된 것으로 작사로 인정할 수 없다"며 "또 작곡가가 단독으로 작사가를 찾아 의뢰한 것이다"라며 A씨의 저작권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주시립예술단이 제출한 각시바우 사랑 연극 대본과 최종 뮤지컬 대본을 비교하면 기존 연극 대본은 '났네 났네 났네 났어 여기저기 소문났어. 우리들 이야기가 이 곳 까지 소문났네' 등 15개의 대본으로 구성됐다.
 
반면, 뮤지컬 대본은 '났네 났네 났네 여기저기 났어 우리들 이야기 여기 소문 났네' 등 15개의 대본으로 기록됐다.
 

"실제 공연 올린 것은 내 각본"…작사가, 국민청원 제기

작사가 A씨는 "각시바우 사랑의 뉘앙스를 살려달라는 요구가 있어 이를 수용했다"며 "뮤지컬 대본으로 새로이 만들어져 내 대본으로 공연이 이뤄진 만큼 공동작사라도 인정이 되야한다"고 반박했다.
 
A씨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작사가에게 의뢰가 오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로 순수 창작을 해달라는 의뢰가 있고 뉘앙스를 살려달라는 의뢰로 나눠진다"며 "뉘앙스를 살리는 작업을 할 때도 늘 작사가로 이름이 올라가고 저작권을 인정받았는데, 이런 일은 처음이다"고 주장했다.

전주시립예술단 전경. 전주시립예술단 제공전주시립예술단 전경. 전주시립예술단 제공
실제 지난 2023년 12월 전주시립예술단은 A씨의 뮤지컬 대본으로 '각시바우 사랑' 공연을 올렸지만, 해당 공연에 A씨의 이름은 없었다.
 
A씨는 "정말로 저작권을 인정할 수 없으면 직접 다시 작사를 해야하는 데, 결론적으로 내가 만든 저작물로 공연을 올렸다"며 비슷해 보여도 모든 걸 다 해체한 다음 다시 붙여 넣은 것들이 많은데 단순 편집자로 폄하당하는 것에 속상한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작사가로 이름을 올리지 못한 A씨는 한국저작권위원회에 '각시바우 사랑' 가사 소문났네 등 12건의 어문저작물을 단독으로 등록했다.
 
이어 의회 국민청원을 통해 '전주시립예술단이 뮤지컬 각시바우 사랑을 창작자의 허락 없이 공연하고 저작자 이름도 알리지 않았다. 이런 저작권 침해와 창작자 배제 문제를 막기 위해, 관련 제도와 단체 운영 방식을 바꾸고 싶다'고 밝혔다.
 
이문원 문화평론가는 "통상 협의를 통해 공동저작자 등 협의가 이뤄지는데 해당 사례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며 "가사 편집인지 창작을 통한 어문저작물로 볼지 최종 판단은 법원에서 가려지는 것으로 법원 판단에 따라 문화예술인들의 저작권 문제에 파장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각시바우 사랑'은 전주에 전해 내려오는 각시바위 설화를 바탕으로 한 창작음악극(뮤지컬)이다. 조선 태종 시기 원님 딸 연화낭자와 정판서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로, 아름다운 전주의 설화를 알리기 위해 제작됐다.

한국저작권위원회 전경. 한국저작권위원회 제공한국저작권위원회 전경. 한국저작권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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