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청 제공박완수 경남지사를 단장으로 한 경남대표단이 도내 주력 산업의 신시장 개척을 위해 처음으로 중앙아시아 3개국의 문을 두드린다.
경남대표단은 18일부터 26일까지 7박 9일 일정으로 몽골·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을 찾는다.
승강기·고속철도 산업의 중앙아시아 수출 지원, 산업 인력 확보 등을 통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중앙아시아와의 실질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행보다.
미국의 고율 관세 등 불확실한 대외 무역환경 속에서 지방정부가 직접 나서 중앙아시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경남대표단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몽골 첫 일정으로 18일 경남 출신의 독립유공자인 이태준 기념공원을 찾아 참배한다.
이태준 선생은 함안군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로, 몽골에서 의료 활동과 항일운동을 펼친 인물이다. 1907년 세브란스 의학교를 졸업했고, 의형제 관계이기도 한 안창호 선생과 친분을 쌓아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1914년 몽골로 이주해 의료 활동과 독립 운동을 같이 펼쳤고, 몽골의 마지막 황제 '복드 칸'의 주치의로도 활동한 의미를 담아 한국·몽골 우호의 상징으로 이태준 기념공원이 건립됐다.
경남대표단은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경남 소비재 수출상담회'를 연다. 몽골은 지리적으로 러시아·중국과 인접해 넓은 배후시장을 확보하고 있어 개발도상국 중 성장 잠재력이 뛰어난 나라로 손꼽힌다.
몽골 전체 인구의 60% 이상이 경제활동이 활발한 34세 이하인 구조인 데다, K-콘텐츠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제품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울란바토르는 관광객 사이에서 경기도 동탄과 몽골을 합친 신조어로 '몽탄신도시'로 불릴 정도로, 한국식 아파트와 편의점, 대형마트 등이 눈에 띌 정도로 우리 기업의 몽골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도는 몽골 시장 개척에 나서 주류·화장품 등 도내 우수한 상품들이 틈새 시장으로 진출하기를 기대하며, 수출상담회에서는 도내 향토 기업인 무학 등 기업들의 수출 업무 협약이 기대된다.
대표단은 이어 울란바토르시를 찾아 키쉬기인 니암바토르 시장과 산업·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특히, 스마트 승강기 협력 방안을 주요 의제로 다룬다. 지난해 울란바토르의 아파트에 자체 개발한 스마트 승강기 4대를 수출하는 등 교류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수출 협약을 맺어 도내 우수한 승강기 기술이 몽골의 도시 기반 개선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이번 방문이 올해 한국·몽골 수교 35주년을 기념하는 첫 공식 교류로서, 창원에서 열리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이주민 축제인 맘프(MAMF)가 20주년을 맞아 주빈국으로 몽골이 선정된 만큼 니암바토르 시장을 초청한다는 '반짝' 계획도 준비했다.
대표단은 몽골 정부 청사도 찾아 도시개발건설주택부 장관도 만나 몽골이 추진 중인 신도시 개발, 주거 환경 개선 등 도시 정책 현안을 논의한다.
대표단은 이어 카자흐스탄 알마티시를 찾아 국제교류 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다. 알마티시와는 '승강기 연구개발 파크' 사업을 계기로 처음으로 공식 교류의 포문을 열었다.
알마티시는 카자흐스탄의 옛 수도이자 경제·물류 중심도시다. 도는 승강기 산업 분야 기술 협력과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맺는다. 이는 지난해 한국·카자흐스탄 산업통상 협력개발 지원사업에 경남 승강기 컨소시엄이 선정된 데 따른 후속 조처다.
컨소시엄은 2028년까지 국비 100억 원을 투입해 알마티시에 승강기 연구개발(R&D) 센터, 안전부품 시험센터, 인력양성 교육센터 등을 조성한다. 도는 주거시설 건설 등 승강기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카자흐스탄과 도내 기술력과 산업 인프라를 접목한 협력 모델을 만들 방침이다.
대표단은 마지막으로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주를 찾아 첫 우호교류 협정을 맺는다.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고려인이 정착한 곳으로, 우리나라 문화와 정서적 거리가 가깝다.
이번 협정을 통해 경제·산업·인력 분야의 협력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특히, 고속철도산업 교류 협력 강화를 위한 협약을 맺는다.
앞서 도내 본사를 둔 현대로템은 지난해 6월 우즈베키스탄 철도청과 2700억 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고 고속철 6편성(총 42량)을 공급하기로 했다.
또, 산업인력 수급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도가 주도적으로 비자 요건을 설계하고 인력 도입을 추진한 광역형 비자 제도를 활용해 우수 인력을 수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