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니케아 공의회 1700주년을 맞아 니케아 공의회의 정신과 신학적 유산을 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오늘날 교회가 마주한 복잡한 도전 앞에서 공동의 신앙고백을 중심으로 한 보편교회의 연대와 일치가 강조됐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325년 개최된 니케아공의회는 기독교 역사상 첫 세계 공의회로 당시 교회 내 신학적 혼란을 극복하고 기독교 신앙의 뿌리를 다진 역사적 자리였습니다.
특히,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과 본질적으로 동일하다는 기독론과 삼위일체 교리를 확립하며 동서방 교회를 모두 아우르는 신앙의 기준을 세웠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오늘날 교회의 극우화 현상과 이단 확산, 교회 분열이 심화되는 상항에서 니케아공의회의 정신과 공동 신앙고백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김종생 총무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지금 우리들의 상황이 325년의 니케아 공의회가 있을 때만큼 혼란스러울까 생각도 됩니다. 그때도 함께 모여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하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면서 함께 모였던 그 의미가 오늘 새롭게 다가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발제자로 나선 장신대 백충현 교수는 "한국교회는 니케아신경의 신앙 고백을 공통적으로 수용해 왔지만, 역사적 특수성과 사회·정치적 이유 등으로 분리되고 분열돼 왔다"면서 "지금이라도 공동의 핵심적인 신앙고백을 바탕으로 교회의 일치와 협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백충현 교수 / 장로회신학대학교 조직신학]
"다른 모습은 있고 서로 차이가 있는 건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통의 핵심적인 부분, 기독론과 성령론, 교회론, 삼위일체론이 있다면 그 부분에서만큼은 함께 모여서 대화할 수 있고 예배드릴 수 있는… (신학 전통과 방향 등은) 다양성 차원에서 얼마든지 허용하고 서로의 자유를 존중하되, 공통적인 것은 계속 찾아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고요."
지난 10일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진행된 NCCK 에큐메니칼 세미나 <니케아 1700년 일치와 화해를 향한 여정>. 참가들은 초기 교회의 영적 유산인 '공의회' 정신과 공동 신앙고백의 의미를 되새김으로써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는 화해의 여정, 침묵과 방관을 깨우는 예언자의 목소리, 편협한 신앙을 넘어서는 환대와 연대의 실천을 모색했다.이번 세미나에선 특별히 교회 일치의 개념을 삼위일체의 맥락에서 설명했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성령 안에서 연합을 이뤄갈 때 정의와 평화를 실천하는 공동체가 될 수 있단 겁니다.
[에피파니오스 그레고리아티스 수사신부 / 정교회 아토스 성산]
"인간 몸의 장기들은 각자의 역할이 있습니다. 하나의 중심으로부터 그 기능을 수행하는데, 각 장기가 자기 마음대로 일하는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인간 모두를 각자 다른 성격과 능력으로 창조하셨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능력이 어떤 것인지 성령을 통해서 파악할 수 있고, 그 능력을 잘 활용함으로써 그리스도인들 모두가 한 몸을 이루어 제 역할을 해나갈 수 있습니다."
[차보람 교수 / 성공회대학교]
"생명을 주시는 성령 안에서 교회는 하나요, 거룩하고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공교회로 존재합니다. 성령에 대한 교단의 차이를 넘어서 성령과 교회의 관계를 더 깊이 사유하는 것은 니케아 신학의 토대 위에서 오늘 한국교회가 수행해야 될 과제가 아닌가 생각을 해 봅니다. 교회의 일치는 추상적 속성이 아니라, 삼위일체적 삶 안으로 초대되고 변혁되는 역동적인 운동입니다."
교회협의회는 "니케아공의회의 공동 신앙고백의 의미를 되새기며, 한국교회가 분열과 갈등 넘어 환대와 연대의 길로 나아가자고 당부했습니다.
한편, 교회협은 다음달 10월 이집트에서 열리는 세계교회협의회 제6차 신앙과직제 세계대회에서 이번 세미나의 성과를 나누고 다양한 후속 사업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이정우] [영상편집 김영찬]